與소장파, 날치기 거부 선언..한미FTA '첩첩산중'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이 예산안 파동과 관련해 '날치기 거부'를 선언했다. 당 지도부가 쟁점 법안에 대한 강행 처리를 시도할 경우 이를 거부하고, 어길 경우 19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당 안팎의 시선은 싸늘하지만,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비준은 더욱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17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강행처리 보이콧 선언과 관련 "여야 지도부 모두에게 정상적인 국회운영을 해줄 것을 촉구하는 것"이라며 "어떠한 경우에도 이런 몸싸움을 동반하는 강행처리에는 동반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의원은 "수십 년 간 반복된 폭력 국회와 난장판 국회를 개혁하기 위한 첫 출발의 성명"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당 안팎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야당은 "예산안 강행처리 때 행동대장을 하던 사람들이 뒷북을 치는 격"이라고 평가 절하했고, 당내 반응도 "헛구호에 불과하다"고 싸늘한 반응을 내놨다. 민주당 전현희 대변인은 "참여 의원들 대부분이 이번 날치기 현장에서 민주당 의원들을 끌어내는 몸싸움에 앞장서고 예산법안 날치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던 분들"이라고 비난했고,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날치기 거수기 노릇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국민 여론을 의식해서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누가 봐도 차기 선거를 의식하는 기회주의적 행태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한나라당 한 초선의원은 "과거도 무슨 일만 터지면 모여서 성명 내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행동에 나선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 소장파가 그동안 당의 위기 때마다 쇄신을 주장해 왔지만 계파에 묶여 번번이 당 개혁에 실패한 만큼 이번에도 '용두사미'에 그치고 말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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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이들 소장파의 이 같은 결의는 한미FTA 비준 동의안 처리 과정이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들 소장파가 한미FTA 비준 동의안 처리에 반대하고 나선다면 국회 처리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선언한 참여한 남경필 국회 외교통일통상위원장이 한미FTA 비준 동의안의 단독 상정을 거부하고 나선데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시 22명의 여당 의원이 표결에 불참하고 당내 농어촌 지역구 의원들이 소신 투표할 경우 과반(150명)을 확보하기 위태롭기 때문이다.
남 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성명에 참여한 만큼 (외통위에서) 물리력을 동원해 한미FTA를 통과시키지 않겠다"며 "우리 23명이 빠지면 171석을 가진 한나라당 단독의 본회의 의결정족수가 안된다. 이제 18대 국회에서 단독처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언을 주도한 외통위 소속인 홍정욱 의원도 "국익과 국격에 대한 논의가 난장판 정치와 거수기 국회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며 "한미FTA에 공감하지만 정부가 설득 노력을 해야 한다. 물리력을 동원한 직권상정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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