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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긴박했던 그 순간.. "전투화 벗겨보니 피가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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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정수 대위, 하승원 대위, 강병욱 이병, 윤성문 이병, 김영복 하사, 이재선 하사.

왼쪽부터 김정수 대위, 하승원 대위, 강병욱 이병, 윤성문 이병, 김영복 하사, 이재선 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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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당시 의무실은 드라마에서 보던 처참한 전쟁 현장이었고, 부상당한 동료장병들의 환부를 찾아 군화를 벗겨보니 담겨있던 피가 쏟아졌다"

해병대사령부가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담은 연평부대 장병들의 생생한 체험을 담은 수기(手記)내용을 공개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15일 "전투에 참가한 12명의 수기내용은 현재 초고 상태이지만, 당시 긴박했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고 말했다.

수기내용에는 1차 수기는 즉각 대응사격에 임했던 포 7중대 장병들과 사상자 치료와 후송을 담당했던 의무실, 포탄이 집중적으로 낙하된 본부지역의 장병을 대상으로 종합했다.

의무실 예방의학담당 이재선 하사는 수기를 통해 "1차 포격이 끝난 후 의무실로 복귀하자 폭격에 창문 수십 장이 깨져있었다며 환자발생지역으로 이동해 보니 자신의 야전상의 내피를 벗어 지혈을 해주는 대원, 소리치며 의식을 잃어가는 전우를 부르는 대원 등 모두가 파편으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고 출혈이 심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또 "의무실은 어느새 피바다가 되고 나와 같이 온 장병의 환부를 찾으며 군화를 벗겨보니 군화에 담겨있던 피가 쏟아졌다"고 회상했다.

의무실 의무병 윤성무 이병도 "환자를 후송하기 위해 밖으로 나갈때는 하늘에서 눈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이러다가 내가 죽는 것은 아닐까라는 공포가 밀려왔지만 환자를 후송해야 한다는 생각에 공포가 조금씩 사라졌다"고 말했다.


적이 쏜 포의 파편에 귀옆을 맞아 피를 흘리면서도 포반원들을 신속히 대피시키고, 자동사격이 불가능하자 수동으로 사격에 가담했던 3포반장 김영복 하사는 "맞고만 당할 수 없어 억울하고, 분노에 차올라서 신속히 포탄을 준비해 반자동임무로 사격에 가담했다"며 "솔직히 (당시 상황이)무섭기도 했지만 포반원을 살리고 싶었다"고 당시 심정을 기록했다.

전입 3개월이던 의무병 강병욱 이병은 "적의 포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나도) 살고 싶었지만 환자를 살려야한다는 마음에 '모두 대피하라'는 방송도 무시한 채 환자를 치료했다"며 "하얀 천으로 덮여 있는 故문광욱 일병을 구급차에 실을 때는 살리지 못한 죄책감 뿐이었다"고 참담했던 당시의 심정을 밝혔다.

의무실에서 피로 얼룩진 부상자의 손을 잡고 "기도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는 하승원 대위(목사)와 포탄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군종목사와 함께 화재 진압에 몸을 던졌던 백종협 병장의 뜨거운 동료애의 사연들도 담겨있다.

본부중대 행정관 한훈석 상사는 "5분전에 서있던 승파관에 포탄이 떨어지는 순간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며 "신을 믿지 않지만 그 순간만큼은 신이 조재함에 감사했다"고 말했다.

민간인을 살리고, 후송시키는데 전력을 다했던 인사팀의 당시 모습은 인사과 안준오 중사의 수기에서 볼 수 있다.

연평어린이집의 유아들과 교사들을 대피시키고, 긴급물자를 대피소에 지급한 그들은 "우리는 포격의 순간에 최소한 자신의 안녕을 위해 자세를 숙이지는 않았다"며 "전투 현장에는 사기충천한 연평부대원이, 불타는 마을에는 인사팀이 있었다"고 당당했던 부대원들의 모습을 소개했다.

해병대사령부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의 전투상황을 기록한 수기집을 발간, 장병 교육용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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