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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셀트리온 위협? 쉽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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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말하는 비전, 의혹 그리고 바이오시밀러

"삼성전자가 셀트리온 위협? 쉽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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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처음엔 사기꾼, 미친놈이라더니, 다음엔 돈이 없어 망할 거다 요새는 삼성전자 때문에 끝났다…참 말도 많습니다. 지금까지 무시하고 지냈는데 이 자리를 빌어 모두 풀고 가겠습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0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회사를 둘러싼 각종 루머와 의심 섞인 눈초리를 적극 반박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흠집내기는 바이오 사업의 본질을 모르는 혹은 경쟁관계에 있는 업체들의 시기에 찬 작전'일 뿐이며,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심혈을 기울인 바이오시밀러가 2012년부터 순차적으로 허가를 받아 판매가 시작됩니다. 그 때까지 회사가 가져갈 수익구조도 완성돼 있습니다. 구조적으로 완전한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그의 말을 풀면 이렇다. 잘 알려진 대로 셀트리온은 美제넨텍으로부터 최고 수준의 세포배양 시설과 기술을 전수받았다. 2009년까지 이 시설을 활용해 CMO(생산대행) 사업을 펼쳤다. 2010∼2011년 바이오시밀러 시제품을 120개국 파트너에게 판매한다. 올 해 1800억원에 달하는 셀트리온 매출은 거의 여기서 발생했다. 그리고 이 부분이 외부 비난의 핵심이다.

"전 세계 파트너들이 시제품을 선구매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판매권을 확보하자 해당 국가에서 주가가 폭등했습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합니까."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는 엄밀히 말해 '허가이전'의 미완성 작품이다. 그런데 이 제품을 미리 사는 회사가 있다는 이야기다. 만약에 계획이 뒤틀려진다면 모두 폐기처분 대상인데 말이다.

"리스크(risk)가 있죠. 수익을 나누고 위험을 분담할 파트너를 찾았으나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최대주주인 제가 리스크테이킹(risk-taking) 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의 해외판권을 넘기고 시제품을 파는 것은 '개발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일종의 '브릿지 매출'이다. 애초엔 국내 모 대기업에 자금분담을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서 회장은 자신이 최대주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모든 리스크를 떠안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가 직접 고안한 독창적인 사업구조는 현재까지 생각대로 굴러가고 있다고 서 회장은 설명했다.

"아직 허가가 나지 않았으니 법률적으로는 '위험'합니다. 하지만 잘 보세요. 우리 바이오시밀러가 마지막 임상시험 중인데, 이미 몇 년 전 사전 모의임상을 통해 효능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본 외국 헬스케어전문펀드가 투자를 결정했죠. 이것이 1차 리스크 해소입니다. 시제품 판매는 2차 해소입니다. 올 초 유럽에서 임상허가를 받으니 외국인 지분이 30%까지 올라갔습니다. 비즈니스적으로는 리스크가 없다는 뜻입니다."

업계에 바이오시밀러 열풍이 불면서 너도나도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 중엔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도 있다. 시장은 레드오션이 돼가고 있다. 서 회장의 계획은 '역풍'을 맞은 걸까.

"핵심은 생산시설과 자금입니다. 바이오시밀러 한 제품 당 개발비용이 2000억원 듭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설명하지 않고 바이오시밀러를 논하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삼성은 하기야 하겠죠. 그러나 시행착오는 피할 수 없을 겁니다. 우리가 지나온 길을 그들이라고 밟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없어요. 이미 5년 넘게 앞선 우리가 시장선점 측면에서 절대 유리합니다. 삼성과 부딪힐 입장이 아니에요."

업계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15년 25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셀트리온을 비롯한 몇 개의 앞선 업체가 2012년부터 약 5년간 독점할 공산이 크다. 셀트리온의 생산능력이 연 2조 8000억원이니, 세계 시장의 10% 정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5년쯤이면 매출액 2조가 넘는 바이오업체가 탄생한다는 매우 희망찬 분석이다.

"바이오시밀러의 시대가 오는 것 맞고, 우리가 앞서가는 것도 맞습니다. 처음엔 우리를 못 믿는다 하더니 이제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라 깎아내립니다. 새 기업이 성공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드는 사회적 풍토가 아쉬울 뿐입니다."

184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그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외국자본에게 회사를 팔라, 싱가포르나 중국으로 회사를 옮기라는 식의 제안도 많이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천문학적 돈을 벌 수도 있었죠. 하지만 제가 그걸 받아들이면 이 땅에서 벤처의 꿈은 영원히 사라지게 됩니다. 평범한 젊은이가 창업을 하고 노력을 하고 그리고 마침내 세계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 그런 일이 이 땅에서도 가능하다는 선례를 만들고 싶습니다. 우군이 돼 주십시요."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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