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적합업종' 대기업진출 가이드라인만든다
[동반성장 윈윈윈 新패러다임]<1>막 오른 협력시대
6일 동반성장 주간 개막식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김동선 중소기업청장,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정준양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이사장,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왼쪽부터)이 환한 표정으로 개막식 직후 퍼포먼스를 알리는 스위치를 누르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지난 9월 이명박 대통령의 대ㆍ중소기업간 간담회와 관계부처 합동의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 추진대책'이 나온 이후 두달여 간 정부와 기업들의 동반대책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동반성장의 열쇠를 쥔 기업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주요 대기업과 한국전력, 국민연금관리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들도 협력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동반성장 기금 및 펀드 등의 출연 약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아울러 1차 협력사에 국한돼 있던 협력사 지원프로그램도 2, 3차로 확대해나가는 추세다.
◆동반성장주간 13일까지..동반성장의 원년 이정표=지난 6일 개막식을 갖고 13일까지 이어지는 '2010 동반성장 주간'은 올해를 동반성장의 원년으로 삼는 의미있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대ㆍ중소 기업협력재단과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가 공동으로 주관해온 이 행사는 종전의 '상생협력주간' 행사를 올해부터 '동반성장주간'행사로 격상하면서 그 취지와 목적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예년에 비해 규모가 커졌으며 행사 내용도 동반성장포럼, 대중소기업 구매상담회 및 우수사례 발표 등과 함께 철강,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조선, 자동차 등이 참여하는 업종별 협력행사와 두산인프라코어, 포스코, 두산건설,STX, 동서발전 등이 마련하는 동반성장워크숍 등 다채롭다.
무엇보다 지난 9월 내놓은 동반성장 대책의 핵심 추진주체가될 동반성장위원회가 주간의 마지막날인 오는 13일 출범식을 갖고 공식활동에 들어감에 따라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동반성장위의 위원장에는 사회지도층의 저명인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위원회는 정부측을 배제한 순수 민간인 15~20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대중소기업협력재단에서 사무국을 맡고 차후 상설 실무위를 둔다는 얘기다.
동반성장위원회는 동반성장 지수와 동반성장 실태점검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지경부,공정거래위원회, 중소기업청은 지난달 25~26일 6대광역권을 돌며 200여개 대기업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동반성장 실태점검 조사를 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전체회의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대기업들의 중소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을 지수화해 평가한 '동반성장 지수'(win-win index)도 나올 예정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실적을 평가해 하반기에 들어서는 7월경 첫 지수를 발표한다. 우수기업에 대해서는 포상과 함께 정부사업 참여를 위한 인센티브나 공정위 조사 면제 등의 특혜가 제공하고 부진한 기업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담당할 예정인 대기업의 진출을 제한하게 되는 '중소기업 적합 업종'은 산업연구원을 통해 내년 2월까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동반성장 왜 윈윈윈인가=우리나라는 지난 60년간 세계가 놀랄만큼 빠른 속도로 발전을 거듭해왔다. 한국전쟁 직후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가 안되는 아시아 최빈국 중 하나였다. 1964년 처음으로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3730억 달러를 수출해 세계 9위의 수출 대국이 됐다.
앤 크루거 존스 홉킨스대 교수는 "시장 친화적인 수출 주도가 한국 경제 성공의 밑바탕이 된 유일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부가 경제개발을 주도하면서 금융시장이 왜곡되고 재벌에 경제력이 집중된 부작용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 원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 또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생산성의 격차를 가져오는 부작용이 초래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급속한 산업화가 시급했지만 지금은 나 혼자만의 능력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는 아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산업의 융복합화 추세와 기술의 복잡성 확대 등으로 단일 기업 혼자 모든 것을 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면서 "더구나 기업의 경쟁력은 스스로의 능력만이 아니라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을 포함한 기업 네트워크 능력에 좌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기업환경에서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동반성장은 일자리에도 중요..강한 중기 키운다 = 국민경제 차원에서도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은 지속적인 성장동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화두다. 지난 10년(1998~2008년)간 중소기업은 38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반면, 대기업은 오히려 60만개가 줄어들었다. 대ㆍ중소기업간 고용 창출력만 놓고 보더라도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은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9월 내놓은 동반성장대책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대기업의 실질적인 '동반성장 파트너'로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하도급법 개정 등 구체적이고 구속력 있는 상생법안이 마련되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5대 기업은 1조원 규모의 동반성장기금을 조성해 자사 협력업체의 기술개발, 인력양성 등을 돕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정부의 강제가 아닌 기업들의 자발적 노력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의 잘못을 탓하기 전에 서로 잘한다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이것이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중소기업에 대해 시혜적 지원만 내놓지 않고 자생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중소기업인들의 기업가 정신 확산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상시구조조정 시스템을 도입해 기업이 스스로 마련한 구조개선 계획에 대한 세제와 금융등 분야에서 패키지 지원을 추진키로 했다.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현장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로 지목돼온 외국인 근로자제도도 신축적으로 운영키로 했다. 이런 새로운 기업문화가 만들어지면 우리나라에서도 독일의 강소기업인 '히든 챔피언'과 일본의 모노즈쿠리(장인정신)와 히토즈쿠리(인재우선)로 대표되는 장점을 접목한 글로벌 중소기업인 '스몰 자이언트'가 등장, 한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명박 대통령의 구상이다.
이장우 한국중소기업학회 회장(경북대 경영학과 교수)은 "벤처라는 모델이 생긴 이후 국가경제가 혁신형으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했듯이 스몰 자이언츠는 한국 경제의 미래 10년 성장을 담보하는 새로운 모델로 떠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기획=지식경제부>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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