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그리스·아일랜드에 이어 유로존 내 유력한 세 번째 구제금융 후보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포르투갈.


포르투갈은 그리스처럼 허위 통계자료나, 스페인·아일랜드처럼 은행권 부실을 부추기는 부동산 버블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포르투갈을 재정불량국으로 몰아넣은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로존 내 가장 취약한 재정불량국으로 포르투갈이 꼽히는 이유에 대해 '만성적인 성장 부진'을 꼽았다. 지난 수십 년간 포르투갈이 글로벌화에 실패하면서 스스로 자멸의 길에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곤칼로 파스코알 밀레니엄BC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포르투갈은 같은 제품이라도 더 낮은 가격에 공급하는 다른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면서 "아직까지는 유로화로 싼 가격에 자금 조달이 가능해 삶에 큰 영향이 없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포르투갈의 자금 조달 창구가 점차 막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날 포르투갈 10년물 국채금리는 1bp 오른 7%를 기록했다.


이 와중에 포르투갈 정부는 30억유로 지출 감소와 15억유로의 추가 세금 인상 조치 등을 담은 내년도 예산안을 공개했다. 이에 반발, 포르투갈 양대 노조인 UGT와 CGTP는 22년 만에 최대 규모의 파업에 돌입했다.


포르투갈의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 신발제조업 역시 위기에 직면했다. 9년 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부터 값 싼 중국산 제품이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럭셔리 제품을 생산, 중국과의 차별화에 나선 스위스 및 이탈리아 등과는 다르게 유럽 내 손꼽히는 빈(貧)국인 포르투갈은 중국의 아성을 무너뜨릴 만한 대응 방안이 없었다. 레안드로 드 멜로 CTCP 이사는 "포르투갈의 신발 제조업체는 가족 단위로 구성된 영세기업이 많아 글로벌 브랜드를 생산할 능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1년 이래로 포르투갈 신발 생산량은 40% 가량 줄었으며 판매량 역시 19억유로에서 13억유로로 줄었다.


그나마 전 세계로 영역을 넓히던 일부 브랜드들도 정부의 긴축정책 시행으로 인해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년 전만 해도 은행을 통해 쉽게 자금을 조달하고 있었지만 이마저도 최근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성용 구두 업체인 제이삼파이오앤일마오는 "전 국가적으로 긴축 벨트를 조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역시 이를 피해갈 방법이 없다"면서 "소비자들은 당장 내일 해고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지출을 망설이고 있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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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뿐 아니라 섬유 등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산업군 역시 비슷한 피해를 입고 있다.


호아스 갈람바 사회당 의원은 "포르투갈의 고질적인 문제는 부진한 성장세"라면서 "최근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 생산으로 산업 구조를 변경해가면서 이는 점차 해결되고는 있지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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