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수천만원 부담 계속..연구개발비 줄일 수밖에"
中企업계 "현실무시" 강력반발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중소기업이 받는 혜택이 적다고요? 일 년에 몇 천 만원이 적어보인다면 우리 같은 중소기업의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죠."
경기도에 있는 한 장비제조업체는 애초 계획한 내년도 연구개발(R&D)비용을 대폭 줄였다. 지난해 법인세 인하가 결정되면서 투자비중을 늘리려고 했지만 '부자감세'란 이유로 최근 인하안을 폐지한다는 논의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당장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연구개발비라도 줄여야 먹고 살지 않겠냐"고 말했다.
제도는 다르지만 중소기업에게 같은 고민을 안겨주고 있는 '임시투자세액공제' 폐지도 마찬가지다. 투자액에 대한 7% 세액공제를 감안한 투자계획은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이를 대신해 고용을 늘이면 혜택을 주겠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나 중소기업의 현실을 무시한 발상이란 지적이 많다.
천안에 있는 한 전자부품업체 관계자는 "업종 특성상 이익이 생기는 대로 각종 설비, 장치에 투자해야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향후 3, 4년치 세금인하분을 고려해 신규설비를 도입하려했는데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 소재 한 중소기업 역시 최근 연구개발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었지만 잠정보류 상태다. 이들 중소기업들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던 현 정권이 2년도 되지 않아 말을 바꿔 정책의 신뢰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법인세 최고 과표구간에 대해 세율을 내리는 방안이 대기업만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하지만 반대 논리도 강하다. 대기업이 새로 투자하는 만큼 대기업과 직간접적으로 거래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그 수혜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현재 법인세 최고세율 적용기업 전체 1만7000여개 가운데 대기업은 20%도 채 안 된다"며 "법인세 인하는 결국 중소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중소기업계는 법인세 인하와 임투세액공제 연장안을 시차를 두고 추진하는 게 충격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나석린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법인세 인하를 전제로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를 폐지하게 되어 있어 이 두 가지는 서로 묶여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임투세액공제를 활용한다는 중소기업이 30% 이상으로 다른 세액공제제도보다 3, 4배 이상 높아 폐지시 타격이 불 보듯 뻔하다는 측면도 고려 대상이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환율급락 등 대외경제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투자활성화에 기여한 이 제도를 폐지하는 건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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