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참가를 위해 중국 광저우로 떠나기 전, 대한수영연맹 김동권 사무국장은 기자에게 이렇게 귀띔했다. 모든 팬과 언론의 눈길이 박태환(단국대)을 향하고 있을 때 김 국장은 마치 비밀병기를 조심스럽게 꺼내보이듯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정다래(전남영연맹)가 17일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수영 여자 평영 200m 결승에서 2분25초0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하지만 정다래의 금메달은 깜짝 쾌거가 아니었다. 정다래는 2008 베이징올림픽과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모두 준결승까지 올랐던 한국 여자 대표팀의 에이스였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50m를 2위로 통과한 정다래는 턴을 한 후 무섭게 치고 나갔다. 승부를 걸기에 다소 이른 시점으로 여겼지만 역발상으로 선수를 쳤고 이것이 적중했다. 마치 여자 박태환을 보는 듯 폭발적인 스피드로 물살을 가르면서 1위로 치고 나가 끝까지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정다래는 "100m를 턴하고 돌아섰는데 내 앞에 아무도 없길래 우승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로써 정다래는 1998년 방콕 대회에서 조희연이 접영 200m에서 우승한 이후 12년 만에, 최윤희, 조희연에 이어 세번째로 한국 여자 수영에 금메달을 안겼다.
박태환에 이어 정다래까지, 사상 최초의 남녀 동반 금메달을 안은 한국 수영에 금빛 미래가 비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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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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