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양자회담을 갖고 12일 예정된 서울선언의 20%공백인 환율문제를 논의한다. 8일부터 이어진 20개국 재무차관과 셰르파(교섭대표) 회의는 이날까지 금융안전망, 개발의제, 국제통화기구 개혁 등을 포함해 서울선언 초안문 전체의 80%가 합의된 상황. 그러나 경쟁적인 환율개입 자제촤 경상수지 불균형 해소에 대해서는 각국이 밤샘회의를 거듭해 왔음에도 이견차가 커 막판 조율작업을 벌이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사실상 환율담판을 벌일 것으로 보여 美中간에 그랜드바게닝(Grand Bargaining, 포괄적인 일괄타결)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인도네시아 방문을 마치고 10일 저녁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귀국한 오바마 대통령은 "시장결정적인 환율이 균형성장의 기초" "서울정상회의에서 가시적 성과를 도출해야 된다" "불균형 해소가 경제회복을 견인할 것"이라며 공세의 끈을 놓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어느 일개 국가가 강하고 지속가능하며 균형잡힌 회복이라는 우리의 공동목표를 이뤄낼 수는 없다"고 강조하고, 수출의존형 국가들이 통화 평가절하 기조에서 선회해 시장결정적 환율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막대한 흑자를 내는 중국을 그대로 겨냥한 것이다.
이에 대해 후진타오 주석은 G20 서울정상회의를 앞두고 위안회의 유연성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위안화의 평가절상이라는 직접적 카드를 쓰는 대신 금리인상과 지준율 인상을 통해 자연스럽게 위안화 절상을 유도한 최근의 일련의 조치를 보면 자신의 말을 지킨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후 주석은 환율에 대해서는 협력하겠지만 위안화 절상은 없다고 단언해왔다. 후 주석은 서울로 입국하기 전인 10일 중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중국이 위안화의 기본적인 안정성을 유지하고 엄청난 압력 속에 위안화 개혁을 추진해 부분적으로 세계 경기 회복에 중요하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모든 국가가 자국 문제는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며 글로벌 공조 수위는 한층 높이고 다른 국가와의 차이에 적절하게 대처해야 한다. 자국의 문제에 대해서 다른 국가를 비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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