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경훈 기자] “혈액을 분석해 특정 수치를 재는 것은 의사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일이다” vs “의사가 아닌 사람들이 의료행위를 한다면 오히려 환자의 안전에 위협이 될 것이다”


‘환자 중심의 미래의료’를 주제로 한 대한병원협회 학술대회가 4일 서울 63빌딩에서 열렸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미국 이노사이트 수석연구원인 제이슨 황 박사가 ‘파괴적 혁신과 의료체계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내과 의사이기도 한 황 박사는 지난해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책 ‘파괴적 의료혁신’의 공저자. 파괴적 의료혁신은 현재의 의료시스템은 의사에게 모든 업무가 집중돼 의료비 증가의 원인이 되며 IT와 의료장비의 발달로 환자들도 정확한 정보만 있으면 얼마든지 자신의 질병을 관리할 수 있어 의료서비스를 분산하면 의료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황 박사의 강연이 끝난 후 ‘한국의 의료 현실과 맞지 않다’ ‘의료는 전문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오히려 의료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조우현 강남세브란스병원장은 “파괴적 혁신의 초점이 고객이나 환자가 아닌 비용절감에만 맞춰져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민간의료보험제도인 미국은 의료비의 절감이 중요하겠지만 한국은 단일보험체계이기 때문에 파괴적 혁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이슨 황 박사는 “환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며 “병원이 비싼 의료인력 자원을 꼭 필요한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단순하거나 쉬운 업무로 인한 부담을 덜어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옥륜 서울대 명예교수(다이엘병원장)도 “파괴적 혁신을 위해서는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며 “모든 것을 단순화시키면 오히려 환자의 안전에 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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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황 박사는 “파괴적 혁신은 다양한 형태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환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자는 것이 핵심”이라며 “모든 사양이 구비된 값 비싼 컴퓨터가 있는 반면 전체적인 사양은 떨어지지만 자신에게 알맞은 값 싼 컴퓨터도 존재하는 것처럼 다양성을 추구하자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황 박사는 “비용이 떨어지고 효율성이 늘어난다고 해도 의료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상황에 맞는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필요한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강경훈 기자 kw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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