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와 '동반성장' 나선 애플
모바일 세상 '공존의 틀' 만들자
최중경 청와대 경제수석은 3일 삼성의 경쟁사인 애플에 대한 찬사를 던졌다.
그는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한 조찬 세미나에서 애플을 대ㆍ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의 사례로 들었다. 정확히 말하면 애플과 협력사 간 성과 공유프로그램이다.
그는 애플과 거래하는 우리나라 부품업체가 받은 애플의 e메일 내용을 전했다. 납품단가를 20% 올려주겠다는 내용 때문에 부품업체 사장이 깜짝 놀랐다는 말도 전했다. "협력한 중소기업을 같은 일원이라고 생각하고 성과를 공유했기 때문에 오늘날의 애플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동반성장이 화두인 요즘 그의 말은 시의적절하다. 특히 많은 중소기업들이 납품단가 인하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더더욱 그렇다. 사실 많은 대기업들은 협력 중소기업들이 큰 이익을 남기는 것을 별로 달가와하지 않았다. 돈을 좀 번다는 생각이 들든가, 경기가 좀 어렵다는 판단이 생기면 으레 비용절감 얘기가 나오기 일쑤였다. 납품단가 인하는 자동으로 올라오는 단골메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으로 돈을 많이 번 애플이 협력 부품업체와 성과를 나눠갖겠다고 한 메일은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성과공유모델은 기업과 경쟁원리의 정의를 새롭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크다. 경쟁은 승자독식이 아닌 동반성장의 행위이며, 기업은 이를 실천하는 사회의 책임있는 주체가 돼야 한다는 게 그것이다. 이는 기업과 경쟁에 대한 전통적인 생각을 뒤엎는 혁명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이단아로 몰리기 쉽다. 그렇지만 실제로 이런 혁명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삼성과 현대차 등 글로벌 기업들이 많은 이익을 내면서 동반성장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그 단초일 수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많은 대기업들은 회사 홈페이지에 낡은 주택 고쳐주기, 벽지바르기 등 사회공헌활동 사진 몇 장 올리거나 기사 몇 줄 올리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리고 많은 중소기업들은 납품단가 인하 압력에 시달린다고 하소연한다.
그렇더라도 낙담할 필요는 없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등장은 기업 간의 관계, 기업과 고객 간의 관계를 변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언제 어디서나 기업 활동을 알릴 수 있게 됐다. 소비자 개개인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기업의 활동을 전하고 비판하고, 건의를 하기 시작했다. 기업을 보는 세상의 눈이 더없이 많아졌다는 뜻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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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는 대기업이라면 폭발적인 전파력을 가진 이들 SNS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동반성장과 관련된, 이를 테면 납품단가 등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지표를 만들어 모바일 공간에 공개하는 적극성을 보이고, 회사 재무제표를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부정적인 사례도 웹에 올리는 비판적 소비자, 시민단체도 '동반자'로 끌어들여 그들의 뼈 있는 말을 경청하고 그들의 건의를 회사 정책에 반영한다면 어떤 변화가 올까? 결과는 너무나 자명하다. 그 대기업은 고객인 소비자, 중소기업, 사회와 공존하는 기업이라는 평판을 선물로 받을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은 쉬운 일이 아닌 줄은 안다. 그러나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 변화의 물결을 막을 수는 없다.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고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것만이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 애플은 그 중의 하나다. 우리의 대기업들은 어떨까. 투명성과 동반자 관계를 끌어안아 과거의 껍질을 벗어던질 각오가 돼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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