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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인사이트]환율전쟁, 중국식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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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환율분쟁의 핵심인 중국 위안화를 놓고 미ㆍ중 간의 대립이 격화일로를 치닫고 있는 와중에 중국은 기습적인 금리인상을 통해 나름대로의 해법을 제시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들은 그동안 중국의 '환율 조작'에 대해 거세게 비난하며, 보복관세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수위 높은 압박을 서슴지 않았지만 맞고만 있을 중국이 아니다.

미ㆍ중 간 줄다리기의 초점은 경제력에 비해 저평가된 위안화에 있다. 2005년 이래 중국의 명목환율이 20% 이상 절상됐으나 물가변동을 반영한 실효환율은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 올 6월 관리변동 환율제 복귀 선언 이후에도 위안화 절상 폭은 2% 미만에 그쳐 대중 무역 적자가 갈수록 커지는 미국을 만족시키기에 역부족이었다.
특히 최근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공세는 한층 거세지고 있다. 실업률이 치솟고 내수둔화세가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 미국의 '중국 때리기'이지만 저변에는 정치적인 배경도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은 위안화 절상을 무역 불균형의 근본적인 해법으로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다른 주장을 편다. 미ㆍ중 간 무역불균형은 양국의 국제분업구조, 미국의 과다소비와 일부 품목에 대한 수출제한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 만큼 이를 위안화 문제로 단순화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무역불균형의 책임을 중국에게 돌리는 것보다 미국도 저축확대를 통해 구조개선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받아친다.

외형상으로는 통화분쟁이지만 그 이면에는 높아진 중국의 국제적인 위상에 대한 견제심리 등 미묘한 정치적 요인도 얽혀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도와 군사협력 강화, 반체제 인사의 노벨상 수상과 관련한 인권논란 등 최근 양국 간 빚어진 일련의 마찰이 이를 증명하는 사례들이다. 이번 환율공방전도 이러한 여러 가지 요인과 결합되면서 한층 증폭됐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중국도 과거에 이룬 경제성장에 위안화 덕이 컸던 만큼 위안화 절상을 가속시킬 필요가 있다. 사실 중국 내부에서 위안화 절상 필요성에 대해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얼마 전 폐막한 17기 5중전회에서 부각된 내수 중심의 경제구조 전환, 그리고 '국부(國富)'에서 '민부(民富)'로의 소득분배구조 개선 등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위안화 절상이 불가피하다. 중국은 경제상황과 수출기업의 수용력을 감안해 자율적인 절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절상의 속도다.
미국은 20~40% 추가 절상을 요구하지만 중국은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글로벌 경제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높은 수출의존도와 낮은 수출업체의 마진율을 감안할 때 급격한 위안화 절상이 가져올 충격이 경제 경착륙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을 뿐더러 고용사정 악화에 따른 사회불안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 중국의 판단인듯싶다.

이번 금리인상은 대외압력 속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중국의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금리인상은 인플레이션과 국내 유동성 억제를 위한 목적도 크지만 한편으로는 위안화도 자연스레 소폭 절상되도록 하는 효과가 있어 일석이조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압력에 떠밀려 위안화를 무리하게 대폭 절상하는 것보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러한 우회책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환율전쟁이 파국으로 전개되지 않기 위해서는 모두의 협심(協心)과 양보가 필요하다. 일방적인 주장이나 자국 이익만을 앞세운 버티기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각국이 수용할 만한 합의점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썬쟈 LG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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