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상승세 어디까지...야권 차기주자 선호도 1위
야권의 차기 주자는 그동안 민주당 외곽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선두를 달려왔다. 하지만 손 대표의 최근 상승세는 눈부시다. 제1야당 대표의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리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리얼미터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손 대표는 11.5%를 기록해 유 전 정관(12.5%)과 1% 격차를 유지했다. 민주당 전대 이전 손 대표가 차기 지지도에서 5위권 밖에서 머물렀다는 점과 비교하면 수직상승이다. 특히 진보계 유력주자군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에서 손 대표는 23.0%로 1위를 달렸다. 유 전 장관이 15.2%로 2위, 한명숙 전 총리 10.4%의 순이었다. 라이벌인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8.0%에 그쳤고 정세균 전 대표는 2.7%에 불과했다.
◆"정권재창출 어려울 수도" 한, 손학규 등장에 위기감
손학규 변수의 등장으로 한나라당에도 경계령이 내려졌다. 손 대표의 등장으로 차기 정권 재창출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 "손학규 대표의 수도권의 지지세가 상승하게 되면 우리로서는 참으로 힘든 정권 재창출 구도가 올 것"이라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수도권의 압도적 지지가 원동력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기지사 출신의 손 대표의 경쟁력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이같은 희망섞인 전망이 나온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이라는 영남후보를 선택, 호남정당의 한계를 극복한 것처럼 수도권 출신의 손 대표가 당의 외연을 확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손 대표는 아직까지도 '손지사'라는 애칭으로 불릴 만큼 과거 경기지사의 인상이 강렬한 것은 물론 민주당의 지역기반인 호남에서의 거부감도 상당히 줄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그동안 민주당을 대표하는 차기주자가 없었고 차기 대선에서 대한 야권 지지층의 위기감을 고려할 때 손 대표의 지지율은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며 "영남 박근혜 vs 수도권 손학규의 차기 대선구도를 만들어낼 경우 진보적 유권자의 지지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정체성 논란은 여전한 꼬리표"라며 "4대강 사업과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이명박 대통령과 분명한 대립각을 세우겠지만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의 문제에는 고민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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