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원점’ 김경문 감독, 족집게 용병술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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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벼랑 끝에 몰렸던 두산이 적진에서 극적으로 살아났다. 그 원동력은 김경문 감독의 ‘족집게 용병술’이었다.


두산은 지난 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9회초 대타 정수빈의 쐐기 3점포를 앞세워 11-4로 승리했다. 홈구장에서 2연패 뒤 적진에서 2연승해 준 플레이오프 승부를 최종 5차전까지 몰고 갔다.

이날 경기에서는 김경문 감독이 ‘회심의 카드’로 꺼내든 선수들이 맹활약했다. 그가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기용한 선수들이 제몫을 다한 것이다.


대타 정수빈을 투입한 것이 이날 김 감독의 가장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는 3-2 한 점 차로 앞선 9회초 1사 2,3루 기회에서 고영민을 빼고 정수빈을 내세웠다. 상대가 투수를 김사율에서 임경완으로 교체했기 때문이었다.

장타력이 떨어지는 정수빈을 상대한 롯데 배터리는 초구에 피치아웃을 시도했다. 스퀴즈 번트 작전을 예상한 대비책이었다. 하지만 정수빈은 번트 시늉도 하지 않았다. 이내 볼카운트 0-3에서 오른쪽 담장을 넘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올시즌 홈런 1개에 불과한 단타 위주의 타자가 날린 한 방이었다.


이날 경기 뒤 김 감독은 “초구 승부가 안 나는 걸 보고 볼카운트 0-3에서 타격하라고 지시했다”며 “생각지 못한 타구가 나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자신이 지시하고도 완벽히 수행하는 선수의 모습에 감탄한 것이다.


6회초 결승타를 기록한 용덕한도 교체 멤버였다. 김 감독은 허리 통증을 호소한 선발 포수 양의지를 빼고 3회말 수비부터 용덕한을 투입했다. 중요한 경기에서 주전 포수를 고집하지 않고 과감하게 교체한 것이다.


용덕한은 양 팀이 2-2로 맞서던 6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안타로 결승 타점을 올렸다. 이날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의 맹활약이었다. 수비에서도 선발 임태훈을 비롯해 켈빈 히메네스, 이현승, 고창성 등 투수들을 효과적으로 리드해 승리를 지켰다.


김 감독은 또 4번 타자로 기용한 최준석으로부터 기대만큼의 결과를 얻었다. 이날 경기 전 김 감독은 “최준석이 그동안 침묵했지만, 이제 타격감을 찾을 때가 됐다”고 예상했다. 이에 최준석은 준 플레이오프 첫 안타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전까지 8타수 무안타의 침묵을 깨는 활약이었다.


김 감독의 용병술은 지난 2일 열린 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빛났다.


2연패로 몰린 김 감독은 붙박이 1번 타자 이종욱을 3번 타자로 기용하는 초강수를 뒀다. 준 플레이오프에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고 중심 타선에 배치한 것이다. 이에 이종욱은 4회 추격의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3번 타자 역할을 수행했다. 그의 활약에 대해 김 감독은 “3번 타자로 배치하니까 3번 타자다운 노릇을 해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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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도 1차전에서 수비에 문제점을 드러낸 3루수 김동주를 지명타자로 내세운 것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 김동주 대신 3루수로 나선 이원석이 3차전과 4차전에서 각각 2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것이다. 수비 강화를 위해 투입한 선수가 공격력까지 발휘한 셈이었다.


김 감독은 예상 밖의 2연패에 전혀 당황하지 않고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냉철한 판단력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 그의 ‘족집게 용병술’이 오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최종 5차전에서도 빛날지 관심이 집중된다.


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 gl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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