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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자들 관심사는 강남 중소형 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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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지난해 받은 토지보상금으로 서울 강남권 중소형 빌딩을 사기로 마음 먹은 A씨는 강남역, 삼성역, 교대역 등의 일대 빌딩들을 둘러보고 깜짝 놀랐다. A씨가 원했던 50억~100억원대의 중소형 빌딩 매매 호가가 80억~15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주택 거래시장이 장기 침체로 아파트 등의 매매가가 떨어진 것 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는 "올들어 강남 아파트 값은 떨어졌다는데 중소형 빌딩 값은 더 올랐다"며 "4개월째 급매물을 찾고 있지만 전혀 나오지 않아 지금이라도 호가대로 사야하는 건지 판단이 안 선다"고 말했다.

부동산 불황기 부자들의 서울 강남 중소형 빌딩 선호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강남 핵심지역의 중소형 빌딩은 웬만한 불황에도 끄떡없는 안전자산이란 인식이 강해진 탓이다.
30일 부동산 및 은행 PB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인 자산가들 중 보유중인 아파트나 토지 등을 처분해 강남권 중소형 빌딩을 구입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반면 기존 투자처로 여겨졌던 재건축 아파트나 강남 아파트는 급매물을 추천해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반응이 많아졌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올들어 서울 강남권 재건축을 비롯해 인기지역의 아파트 값이 떨어졌지만 예전과 달리 부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강남 중소형 빌딩은 '안전자산'이란 관점에서 접근, 매입 여부를 고민하는 부자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개인 자산가의 강남 중소형 빌딩 선호 현상은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빌딩 전문건설팅 업체인 ERA코리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으로 강남에서 거래된 빌딩은 총 35건을 기록, 지난해 하반기 25건 보다 40% 증가했다. 올 상반기 거래된 35건 중 개인이 사들인 빌딩은 12건이나 됐다. 하반기 들어서도 이같은 분위기는 이어지는 상황이다. 빌딩투자업계는 개인자산가를 중심으로 한 강남 중소형 빌딩 매입열기가 내년 초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진택 ERA코리아 전략기획팀 이사는 "현재 매수자들이 가격이 떨어질 것을 기대하면 매수 시기를 늦추고 있는 상황이지만 실제 가격이 떨어지지 않자 서서히 매수 의사를 밝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장 이사는 "내년 초께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개인 자산가들이 강남 중소형빌딩에 관심을 보이면서 매매가도 상승 중이다. 올해 초 연면적 기준 3.3㎡당 평균 1465만원이었던 강남 중소형빌딩 가격은 9월 중순 현재 1523만원으로, 4%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은 -2.11%(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개인 자산가들이 이처럼 강남 중소형 빌딩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뭘까. 강남 중소형 빌딩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입지를 굳힌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IMF 외환위기 사태를 후 고공행진을 거듭해 온 빌딩 매매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강국면을 보이고 있으나 다른 부동산에 비해서는 불황 여파에서 한발 비껴서 있는 편이다. 실제 대부분 전문가들은 경기상승국면에 가장 먼저 오름세로 U턴할 부동산으로 빌딩을 꼽는다.

다른 부동산에 비해 강남 중소형 빌딩은 필수재란 인식이 강한 것도 인기에 한 몫했다. 패션, 뷰티, 고품격 인테리어 업체나 고급 레스토랑 등의 실수요가 강남 중소형 빌딩 임대시장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에 불황기에도 가격이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일 수 밖에 없다.

박 팀장은 "강남 상가의 임대수익률이 5% 미만이라고 해도 투자자들은 안전한 자산이란 인식이 강한 편"이라며 "강남권 빌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계속 보유하려하고 있는 반면 대기수요도 그만큼 많아 물건이 귀하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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