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LG전자 4>구원투수 구 회장, 조직 장악력이 관건..오너경영 리스크도 고려해야
업계는 일단 10월 1일부터 LG전자 CEO임무를 공식 수행하는 구 부회장에 대해 LG전자의 '부활'을 이끌어 낼 적임자라며 반기고 있다. 그 배경으로는 '오너경영자'라는 수식어가 빠지지 않고 따라붙는다.
외형적으로 전문성을 갖춘 오너경영체제 구축이 완벽해 보이지만 조건이 결과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경영의 구루(스승) 짐 콜린스는 "흔히 등장하는 '구원투수'들은 비전과 카리스마가 있고 과감하면서 급격한 전환, 드라마틱한 문화적 변혁, 공전의 히트를 칠 제품, 판을 뒤집을 합병, 사태를 한 방에 해결할 묘안을 추구하지만 그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단적인 예로 도요타는 실적부진 위기속에 작년 6월 창업주 증손자인 도요타 아키오 사장이 등장, 14년만에 '오너경영'으로 복귀했지만 이 회사의 대규모 리콜에 따른 위기는 이때부터 본격화됐다. 포스코경영연구소는 도요타 사태를 예로 들어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21세기 경제에서 오너 경영인이 복귀한다고 기업이 살아난다는 보장이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과 지적에도 불구하고 구 부회장의 LG전자 사령탑 선임은 그동안 LG전자의 단점을 상당부분 보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현재 LG전자에는 오너경영의 대표적인 장점인 조직 장악력과 강력한 리더십, 신속하고 책임 있는 의사결정, 장기적 안목에서의 진두지휘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구 부회장은 기술력과 제품에 대한 관심 및 이해도가 뛰어나고 2000년부터 과감한 투자로 LG필립스LCD를 2004년에 전 세계 TFT-LCD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올려놓을 정도로 '속도전'에도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격적인 구 부회장의 경영스타일을 고려, 증권가 및 업계에서는 대규모 인사, 사업구조 개편 및 협업체계 강화, 더 나아가 인수합병 가능성까지도 거론하고 있다.
한편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 내부적으로 구 부회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일부 우려도 없지 않은 만큼 구 부회장이 조직안정 및 혁신을 동시에 이뤄야 하는 난제를 얼마나 빨리 풀어내 확실한 '구원승'을 올릴 지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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