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1월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 주요의제 협의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증현 장관은 2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의 경제상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윤 장관의 이 발언은 정부의 경제상황 인식과 같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편성 기준과 2010∼2014년까지의 중기재정운용계획에서 2011∼2014년까지 연간 평균 경제성장률을 5%로 예상했다. 재정부도 29일 내놓은 거시경제안정보고서에서 내년 5%성장은 무난하다고 전망하면서 유럽재정위기 확산 등 국제금융시장 불안은 대외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추가로 "미국, 중국의 성장 둔화 등으로 우리 수출이 영향을 받을 경우 국내 경제성장이나 경상수지 등 실물경제 측면에서도 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며 "주요국 경제동향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교역조건의 변화 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도 "이 같은 대외 리스크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안고 있는 문제로 그만큼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려면 G20을 중심으로 국제공조를 통해 성장친화적인 재정 건전성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그러나 중국리스크 해소 차원에서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특정국가의 환율(중국 위안화를 지칭)이 논의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거론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언급을 삼갔다. 이는 서울 정상회의가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프레임워크(협력체계), 국제통화기금(IMF) 개혁,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개발 이슈 등 핵심 의제에 대한 합의 도출을 위한 자리인 만큼 각국의 통화 분쟁을 서울에서 해결하려 해서는 곤란하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내년 5.1% 오르는 공무원 임금 인상에 대해선 "지난 2년간 공무원 임금이 동결돼 최소한의 물가 상승률과 재정 형편을 감안해 책정한 것"이라면서 "올해 경제 성장률이5.8% 이상이 될 것으로 본다면 공무원 임금을 더 올려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윤 장관은 28일(현지시각)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총재와 만나 ,G20의장국으로서 의제조율이 힘들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칸 총재는 "그렇다면 한국이야말로 진짜로 세계의 중심국가(center of the world)가 아닌가"라면서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칸 총재는 서울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인 IMF 지분 개혁을 위해 한국이 열심히 노력하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자신 또한 사활을 걸고 뛰고 있다며 긴밀한 공조체제 유지를 강조했다. 윤 장관은 또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등을 잇달아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G20 의제를 조율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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