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열풍·환매 폭풍에 공모펀드 설정 수 ↓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올해 상반기 증시 반등에 따른 대규모 환매 움직임과 자문형 랩으로의 자금 이동 영향으로 새롭게 설정된 공모펀드 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미 시장에 출시된 펀드와 비슷하게 설정되는 '베끼기 펀드' 억제를 위한 금융당국의 제도 강화 역시 공모펀드 수 감소에 한 몫 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월4일∼6월30일까지 신규 등록된 펀드를 분석한 결과 공모펀드는 총 268건, 사모 펀드는 2587건이었다. 각각 지난 3년간 동기 평균대비 56%, 30%씩 감소했다. 사모펀드에 비해 공모펀드의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을 위한 환매가 지속되고 박스권 장세에서 고수익을 추구하는 타 금융상품으로의 환매 자금이 유입 등의 시장상황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사펀드 설정 억제 및 기존펀드의 리모델링도 신규펀드 출시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금감원은 "일반펀드의 모자형 펀드 전환을 통한 펀드 대형화 유도, 펀드신고서 허위ㆍ부실기재에 따른 책임 강화 등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펀드 리모델링이란 기존펀드 명칭 변경 및 장점 부각 등을 통해 펀드규모를 확대하는 것을 말한다.

펀드 신상품으로는 ▲레버리지ETF ▲적립식 방식의 분할매수 펀드 ▲월분배식 펀드 등이 첫 선을 보였다. 금감원은 "창의적인 펀드 신상품에 대해서 법령 및 투자자보호에 위배되지 않을 경우 상품 출시를 적극 지원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어 "향후 펀드 심사시 유사 펀드 설정을 지속적으로 억제해 펀드 수 감소 및 대형화를 유도, 운용의 효율성 확보를 통해 수익자를 보호할 것"이라면서 "새로운 투자수요가 창출될 수 있도록 창의적으로 다양한 상품 출시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펀드 설정 누적액은 공모 펀드 224조9000억원, 사모펀드 109조3억원으로 총 334조2000억원을 기록해 작년 하반기(331조8000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특히 주식형 펀드 규모가 126조2000억원에서 116조3000억원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금융 상품은 71조7000억원에서 78조2000억원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김현정 기자 alph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