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미국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20세기 중후반처럼 주택으로 돈을 버는 시대는 끝났다고 보았다.


그간 주택가격 상승은 비정상적이었으며 향후 추가 상승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면 손실을 낸 주택가격이 사실상 회복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주택 투자로 돈 못 번다 =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수십년 동안 사람들이 주택 매입을 통해 부를 쌓았으며 편안한 노후를 보장받았기만 이제 주택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주택시장 호황기 시절 사람들은 주택에 대한 투자를 늘렸고, 많은 이들이 해안으로 옮겨갔다"며 "이들은 인플레이션 덕분에 주택 가치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택으로 매달 수익을 얻을 수는 있지만 투자금의 몇 배를 수익으로 창출할 수는 없다는 것.

미국경제정책연구소(CEPR)의 딘 메이커 소장은 “지난 2005년 이후 손실을 입은 6조달러의 주택 가치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20년이 걸릴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나 그는 “인플레이션을 반영한다면 주택 가치는 절대 회복될 수 없을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주택으로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주택을 돈 버는 수단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세에 미 주택시장이 되살아나는 듯 했으나 최근 미 경제성장 둔화 우려에 다시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는 24일 발표되는 7월 기존주택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 공급이 건전한 시장의 2배 규모로 늘어나면서 이미 30% 가량 하락한 주택가격 추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주택시장 붐 시기에 주택을 매입한 이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아담과 앨리슨 라이온스 부부는 지난 2003년 주택시장 투자에 첫 발을 내딛었다. 그들은 시카고에 건설 중인 콘도를 샀다. 2년 후 그들이 이사할 당시 콘도의 가격은 이미 매입 가격보다 5만달러 오른 상태였다. 그들은 가격이 좀 더 오르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주택시장 위기가 찾아오면서 가격은 급락했고 콘도를 팔지 못하게 됐다.


IBM의 IT 매니저인 라이온스는 “부모님처럼 주택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이처럼 나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며 “일정 수준이 되면 이를 그냥 팔아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


◆추가 상승 기대 '여전'= 일부 주택 매입자들은 여전히 낙천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와 칼 케이스 웰슬리대 교수가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로스앤젤레스, 밀워키 등 4개 도시에서 주택을 신규 매입한 수백명을 대상으로 한 연간 설문조사 결과 그들은 향후 10년간 주택가격이 연간 약 10%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신규 주택매입자들이 매번 느끼는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지난 2005년 주택시장 붐이 절정에 달했을 때 신규 주택매입자들은 주택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았다. 심지어 주택가격이 하락했던 지난 2008년에도 그들은 여전히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쉴러 교수는 “일종의 자연법칙처럼 주택 가격이 오를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주택을 투자의 개념으로 보기 시작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주택건설 붐이 일어나면서 부터다. 20세기 상반기에만 해도 사람들은 주택가격에 대해 지금과 정반대로 예상했다. 주택을 오늘날 자동차를 보는 것과 같이 소모되는 내구제로 보았기 때문.


전쟁 후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주택에 대한 수요는 급증했다. 게다가 1970년대의 인플레이션으로 자산 가치는 더욱 상승했고 세금제도로 인해 주택은 좋은 투자처로 각광받았다.


리서치업체 퓨전아이큐의 배리 리트홀츠 대표는 “지난 1970년대 말부터 1990년대 말까지의 경험은 비정상적인 것이었다”며 “과거의 상황이 다시 일어나기를 기다려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물론 모든 이들이 향후 주택시장을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모기지업체 퀴큰의 밥 윌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은 어디선가에서 살아야 한다”며 "3~4년 안으로 사람들은 정상적인 거래를 재개할 것이며 주택가치는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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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지역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주택가격 추이에도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지역의 경우 주택가격이 급등하겠지만, 아리조나주의 경우 과잉공급으로 인해 매우 느린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것. 한 전문가는 "아리조나주의 경우 수요가 없다"며 "주택가격이 15~20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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