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일색 정부 정책에 경협 기업 하소연
"개성공단 상주인력 축소 조치 해제"
"정치적 문제와 별개로 유연한 대처"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북쪽에 100억원을 투자한 장비를 그대로 놔두고 여기에서 전 발만 구르고 있습니다. 얼마 전 홍수로 공장이 잘 있는지 걱정이 태산 같은데 갈 방법이 없습니다. 원칙을 고수하는 정부의 대북 정책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따라서 유연함을 갖추길 제발 부탁드립니다. 그게 바로 실용 아닌가요."

천안함 침몰에 따른 5.24 남북교류협력 중단 조치 이후 팽팽한 남북간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남북 경협 기업인들이 하소연을 쏟아냈다. 1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남북관계 전망과 기업의 대응전략' 세미나에서다. 이날 참석자들은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강경책으로만 일관했던 대북 정책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정부는 5.24 조치를 통해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경협사업은 전면 중단했다. 안보를 이유로 개성공단 상주 인력도 절반가량 축소했다. 이에 생산에 차질을 빚는 기업이 생겨났고, 일부 업체는 주문이 줄어들기도 했다.

유창근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부회장은 "지난 6년간 남북 갈등이 생길 때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지만 요즘엔 능력의 한계를 절실하게 느낀다"며 "정부 정책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정치적인 시각 외 다른 차원에서 남북 경협을 바라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최근에는 개성공단 차선책으로 중국에 다시 공장을 만들기 위해 알아보고 있다"며 "그동안 개성공단 비전을 얘기하며 함께 사업했던 분들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뿐이다"라고 토로했다.


지난 2004년 개성공단 인근 부지에 공장을 설립한 한 중소기업 대표는 "정부에서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기업인들을 도와주는 것은 정말 고맙지만 정말 기업인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며 "남북경협에 대해 원칙만 고수하지 말고 융통성을 갖고 접근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3년 전부터 생산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당시 금강산 관광객 피살로 인해 육로통행을 전면 금지한 조치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시간은 흘렀지만 통행금지는 아직도 풀어지지 않고 있다.


또 20년째 남북 경협에 참여했다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요즘처럼 답답한 시절은 없었다"며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에 따르면 5.24 조치 이후 수차례 정부와 만나 인력축소 조치 해제 및 피해보상에 대해 요구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정부는 불허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임동 사무처장은 "그동안 개성공단이 있어서 남북간 위기 상황을 잘 넘어오지 않았냐"며 "입주기업들은 정치적 상황과는 별개로 경제적·인적·문화적 교류는 유지하길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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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대립된 남북 관계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은 "남북한 모두 물러서기 어려운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한반도 주변 국가들의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2012년까지는 냉각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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