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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포럼] 금융권 스트레스 테스트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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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상황 대비 리스크 사전관리
국내 부실은행 철저한 감독 필요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란 보통 '위기상황분석'이라고 한다. 금융기관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예상치 못한 경제 충격이 발생할 경우 금융기관의 손실규모를 파악해 미리 대비하기 위한 리스크관리 기법'이다. 즉 금융기관의 잠재적 손실을 추정해 금융리스크를 좀 더 철저히 관리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주로 시나리오분석 기법과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해 국민총생산(GDP), 실업률, 주택가격 등 금융권 손익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에 대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손실규모를 파악하고 미리 리스크를 관리하는 합리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경제충격이 발생하는 시점을 예상하기는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2009년 5월 미국 정부는 19개 금융사(미국 내 은행자산의 약 66%에 해당)에 대해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하고 자본이 부족한 은행들은 자본확충규모와 시기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미국 은행들의 신용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해 스트레스 테스트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바 있다. 2009년 우리나라에서도 금융감독원이 주요 은행들 위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수행,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올해 들어서는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인도는 중앙은행(RBI)이 비밀리에 초보적인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다고 밝히면서 대부분의 은행이 테스트에 합격했지만 일부 은행들은 유동성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어느 은행이 문제를 안고 있는지 밝히지 않아 시장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중국의 경우 중앙은행이 은행권에 대해 주택가격이 60% 하락할 경우를 대비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과거에는 중국 은행들이 주택가격 30% 하락에 대비해 테스트를 실시한 것을 감안하면 훨씬 강화된 조치이다. 또한 지난 7월23일 유럽은행감독위원회(CEBS)도 91개 은행(유럽연합 내 은행자산 대비 약 65% 상당)에 대해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는데, 91개 중 7개 은행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고 총 35억유로의 자본금 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소수의 은행들이 불합격함으로써 시장의 불안이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었지만 최근 남유럽국가들의 재정적자로 야기된 유동성 위기나 국가시스템 위기(sovereign risk)가 고려되지 않았고, 미국과 달리 구체적 자본확충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 세계적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스트레스 테스트가 국내 금융권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미국의 경우 올해에만 벌써 103개 은행이 문을 닫았다. 그 이유는 경기침체로 상업용 부동산 및 부동산개발 관련 대출이 큰 손실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총 140개 은행의 부도가 예상돼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최근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부실로 인한 저축은행들의 유동성 위기, 부동산경기 침체로 인한 은행들의 가계대출 위기 등 잠재적 위험에 두루 노출돼 있는 국내 금융권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사례를 참조해 국내 금융권에 적합한 스트레스 테스트의 기준을 마련하고 시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실시대상기관과 연간 횟수(정시, 위기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시나리오분석 지표 및 기준개발, 테스트 방법론과 결과에 대한 공개수준 등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와 개선을 통해 은행의 부도를 최소화함으로써 금융위기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원재환 서강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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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환 서강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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