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한전 측은 이 후 "일을 잘 마무리하고 앞으로 같이 일하자"며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고 합니다. 사후 보복이 두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잘못은 상대방이 했는데 왜 내가 두려워해야 하는가"라며 반문했습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거래하면서 겪는 이같은 일들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기술이 곧 수익원인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들 입장에서 기술탈취는 회사의 존폐를 결정짓습니다.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가 자신들이 옳다는 걸 입증한다고 해도 상처는 남습니다. 서오텔레콤은 소송을 진행하며 해외 고객들을 다수 잃었고 BI에너지 역시 "이번 협상이 잘 진행돼 (한전이) 일거리를 준다고 해도 이미 틀어진 관계를 복원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아쉬워했습니다. 진실을 알린 용기는 칭찬받았지만 이미 입었거나 앞으로 감내해야 할 손해는 복구하기 어려워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서로의 주장이 엇갈리는 공방에 반드시 약자의 주장이 옳다고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업의 규모, 상거래상 위치를 떠나 자신의 주장과 요구를 떳떳이 밝히고 공정한 평가를 기다릴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하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최근 논의가 활발한 대중기간 상생문제가 우리 산업현장을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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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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