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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산업 명장]<1>유문석 명장 "현장의 열기가 명장 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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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남이 한 것을 그대로 배우는 데서 멈추면 안됩니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연구해야만 뭔가 결실을 얻을 수 있죠. 안일하면 성장은 없습니다."

유문석 명장(71.포스코 정년퇴임)은 평생 철과 함께 산 '아이언맨'이다. 기술에 대한 열정과 끊임없는 연구로 압연 부문에 있어 국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철강 냉연 소재의 프로필 및 스케일 개선, 시프트 밀의 판형상 제어 기술과 스케줄 후리압연 기술 등을 개발한 것도 유 명장이었다. 때문에 포스코 내에선 '전설'로 통한다. 1991년 압연 부문 국가 명장에 오른 그는, 지난달 14일 지식경제부가 뽑은 '8인의 뿌리산업 명장'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그가 철강과 인연을 처음 맺은 것은 1962년. 전역 후 첫 직장으로 인천제철에 입사하면서부터다. 이후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지내던 그는 1969년말 포항제철에서 제1기 신입직원을 뽑는다는 소식을 접한다. 당시 포항제철은 국내 최초의 일관제철소를 건립한다는 청사진을 내걸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일관제철소라는 개념이 낯설었고 포항은 군인만 거주하는 도시로 인식돼 있었습니다. 저는 도전해보고 싶은데, 가족과 회사에서 만류하더군요."

몰래 원서를 접수하고 시험까지 쳤다. 면접을 하러 간 그에게 포항제철 인사과장은 "철강인으로 성장하려면 일관제철소에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말을 던졌다. 그 말이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결국 그는 장고(長考) 끝에 사표를 던지고 1970년 포항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싣는다.

제철소 완공 직전인 1972년 1월, 그를 비롯한 직원 32명은 일본 제철소로 연수를 떠났다. 박태준 사장은 "확실하게 배워와야 한다. 돌아와서 우리 힘으로 철강 제품을 만들어 보자"고 당부했다. 그에게는 일본의 앞선 압연 기술을 배워오라는 임무가 주어졌다. "말로만 살짝 일러줄 뿐 현장은 잘 안보여 주더군요. 몰래 가서 보고 사진도 찍고 하면서 하나하나 익혔습니다."
그는 '현장우선주의자'다. 그의 기술과 지식은 책에서만 보고 배운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기계설비를 부둥켜 안고 노력한 끝에 얻은 것들이다. "기계 열 때문에 더웠지만 자리를 뜨지 않았습니다. 조금이라도 변화를 놓치면 안되니까요. 이런 건 이론만으로 되는 게 아니거든요."

그렇게 실력을 쌓아가길 21년째. 그는 1990년 포항제철이 각 분야 최고 전문가에게 주는 '기성(技聖)'에 올랐다.

유 명장은 인터뷰 말미에 "일전에 독일에 가서 가장 부러웠던 것이 그들의 기술인 양성 제도입니다. 거기는 기술인을 하나의 전문직으로 대접하며 체계적인 제도 하에 꾸준히 후학들을 길러내고 있었어요. 우리나라도 점차 그렇게 변해갔으면 합니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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