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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강경 발언에 "할 말 했다" vs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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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28일 정부와 정치권에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강한 불만을 털어놓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병철 전경련 부회장은 이날 제주도에서 열린 하계 포럼 개회사에서 "천안함 침몰 등 국가 안보가 크게 위협 받고 있는 가운데 정부나 정치권이 국민들에게 국가적 위기를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러다보니 국민들도 이게 국가적 위기인지 아닌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감을 내비쳤다.
정 부회장은 "세종시와 같은 국가 중대 사업이 당리당략에 밀려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고, 4대강 사업도 반대 세력의 여론몰이로 인해 혼선을 빚고 있다"며 정치권의 최근 행보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특히 "박정희 시대 소득 100달러일 때 1000달러를 목표로 계획을 세우고 또다시 1만달러를 비전으로 내세웠듯이 앞으로 정부와 정치권은 50년을 내다보는 미래 비전과 제도적 기반을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정부와 정치권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이날 개회사는 조석래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하계 포럼에 불참한 가운데 정 부회장이 대독한 것이다. 전경련은 내부에서 초안을 작성해 조 회장의 재가를 받아 정 부회장이 읽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대기업 캐피탈사의 고금리 대출을 지적한 데 이어 23일 청와대 수석회의에서는 "대기업 현금보유량이 많다. 투자를 안하니까 서민들이 힘들다"고 대기업을 겨냥해 연일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경제계는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 정책을 표방해온 이명박 정부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에 적잖이 당황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포럼 참석자들 상당수가 '정부 책임론'에 공감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A 기업 임원은 "정부는 기업들이 투자에 인색하다고 하지만 상당한 투자가 진행된 데다 오히려 정치권이 투자 계획에 발목을 잡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재계는 삼성전자가 23조원, LG전자가 20조원 등 주요 대기업이 신수종 사업에 무려 80조원 이상을 투자키로 한 점을 강조하면서 세종시 입주가 무산되는 등 정치권이 오히려 기업들의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처럼 외부 환경에 의해 추가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복잡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책임을 기업에 돌리는 정치권의 행보에 응어리졌던 감정이 이번 포럼에서 외부로 표출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정치권과 마찰을 빚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또 다른 포럼 참석자는 "정부에 섭섭한 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 너무 톤을 높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특히 하계 포럼이 가족들이 참여하는 재계의 사교 모임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오버했다'는 지적인 것이다.

전경련의 한 간부는 "개회사 내용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못할 말을 한 것도 아니니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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