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모건, 부동산펀드 정리 나서..파장은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미국 대형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부동산펀드를 정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대형 IB가 연이어 부동산펀드에서 발을 뺀 가운데 모건스탠리도 합류한 것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부동산펀드가 큰 손실을 내고 있는데다 은행들의 자기자본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된 금융개혁안의 파장으로 풀이된다.
◆부동산펀드 왜 발 빼나 =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모건스탠리가 모건스탠리리얼에스테이트펀드(MSREF)에서 자금을 빼거나 펀드를 매각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금융개혁안이 상원을 통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만을 남겨둔 가운데 새로운 규제로 모건스탠리와 다른 은행들이 부동산펀드 등의 포트폴리오에 자기자본투자를 줄이도록 압박을 받을 전망이기 때문.

또한 부동산 시장 버블이 붕괴되면서 모건스탠리 뿐 아니라 월가 은행들이 운영하는 대형 부동산펀드들이 투자 손실로 사라졌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먼브라더스 붕괴의 주된 원인도 바로 대규모 부동산 투자 때문이었다.
일부 은행들은 이미 부동산투자 사업부문 정리에 나섰다. 지난 3월 씨티그룹은 전세계에서 35억달러 규모의 부동산을 운영하는 부동산 사업 부문을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에 매각했다. 이달 초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27억달러 규모의 아시아 부동산사업을 블랙스톤에 넘겼다. ING그룹 역시 부동산 부문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그간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여온 골드만삭스의 부동산 투자 부문 역시 큰 손실을 내며 난항을 겪고 있다.

게다가 상당수 은행들이 여전히 금융위기 당시 정부로부터 받은 구제금융을 상환해야 하며, 엄격해진 자기자본비율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신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때문에 은행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고먼 최고경영자(CEO)는 그레고리 플레밍 전 메릴린치 사장을 만나 MSREF를 포함한 자산운용 사업부문 개편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모건스탠리 대변인은 “부동산 투자 사업부문을 매각할지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소식통도 "계획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사실 모건스탠리가 부동산펀드를 유지하더라도 이점은 있다. 펀드가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모건스탠리는 운용수수료를 통한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또한 부동산시장 침체로 매각이 자산 매각이 어렵다는 점을 반영해 은행들이 부동산펀드 투자금을 줄이도록 하는 새로운 규제가 시행되는데 최장 12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업계 지각변동 '예고' = 월가의 부동산 시장 '큰손' 모건스탠리의 부동산 펀드 축소 및 매각 움직임은 업계 판도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가 부동산 붐 시기에 가장 공격적으로 부동산 매입에 나섰던 만큼 사업 정리에 따른 파장도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모건스탠리는 1990년대 초, 존 맥 모건스탠리 회장의 지휘하에 MSREF를 설립했으며, 오랜 기간 동안 월가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부동산 투자자로 자리매김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2005~2007년 동안 최소 530억달러 규모의 부동산을 매입했고, 140억달러 규모의 부동산을 매각했다. 또한 460억달러 규모의 MSREF를 통해 중국의 고급 리조트를 비롯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 유럽중앙은행(ECB) 본사건물, 호주 최대 오피스 임대업계 지분을 인수하는 등 전 세계 부동산에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모건스탠리가 88억달러 규모 MSREF를 통해 수수료 수입만 1억9600만달러 이상을 올리는 등 부동산 시장 호황기 시절 MSREF는 모건스탠리에 높은 수익성을 제공했다.

그러나 2008년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면서 큰 손실을 냈다.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MSREF는 전체 자산의 3분의 2에 달하는 54억달러 손실을 냈다. 이는 미국에서 부동산투자부문 손실로 사상 최대 규모다.

한편 모건스탠리가 부동산펀드 매각에 나설 경우 사모펀드가 인수에 나설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투자 확대를 물색 중인 KKR, TPG, 블랙록, 브룩필드 자산운용 등의 사모펀드가 모건스탠리 부동산 펀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아직 부동산 투자 사업에 발을 들이지 않은 KKR과 TPG의 경우 MSREF 인수로 부동산 투자사업에 진출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미 부동산 투자사업 부문을 갖고 있는 블랙록이나 브룩필드는 새로운 시장 접근과 투자자를 늘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국내이슈

  • 공습에 숨진 엄마 배에서 나온 기적의 아기…결국 숨졌다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해외이슈

  •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PICK

  •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