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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행정 공백 최소화 방안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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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세종시 원안에 따라 정부부처 이전 계획이 확정되면서 2년 뒤에 지방으로 '둥지'를 옮겨야하는 국무총리실과 과천정부청사 등은 불가피하게 내재될 수 밖에 없는 행정 비효율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골몰하는 분위기다.

12일 중앙행정기관 세종시 이전 브리핑에 나선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정치적 문제를 제외하고 업무의 효율성만을 따져 볼 경우 분명히 비효율성이 존재하며, 낭비요인이 있다"며 "IT기술을 이용한 전자업무 관리시스템과 모바일 기반의 효율적인 업무추진 방안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무총리실은 중앙행정기관이 순차적으로 세종시에 들어서면서 정부부처 간 업무 조율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해외 행정도시 사례를 면밀히 살펴 시행착오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조원동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은 "브라질리아 등 외국에서의 행정도시 성공 케이스를 연구할 것"이라며 "시대적인 변화를 감안해 생산적으로 벤치마킹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 적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서울사무소 조직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행 조직체계로도 본부는 직권조사와 행정만 담당하고, 각 지역에 있는 사무소가 사실상 모든 업무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직권조사 관련 인력만 서울사무소로 옮기면 기업들 조사에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비상사태 등에 대한 대응능력, 산하 기관과의 업무 조율 등 짚어야할 문제가 산적한 만큼 행정 공백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환경부의 한 국장은 "국회에서 통과됐으니 세종시로 따라 내려가야 하겠지만 만약 법안 개정이라도 있을라치면 법제처와 한 달 가까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면서 "이런 경우가 발생하면 한 달 정도 자리를 비워야 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 도 있다"며 걱정 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는 2013년 세종시로 옮기는 보건복지부의 경우 전국 각지로 뿔뿔이 흩어지는 산하기관과의 업무 조율 문제와 행정 누수현상에 대해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민연금공단과 국민건강심사평가원이 각각 진주와 원주로 이동하는 것을 비롯해 질병관리본부 등 6개 핵심 산하기관도 올해부터 오송신도시로 옮기는 상황에서 주무부처까지 지방으로 이동할 경우 업무 조율을 위한 회의가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러한 문제에서 부처의 행정 지배력이 상당히 손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노동부 관계자도 "주로 중앙무대에 있는 경영계와 노동계 사람들을 만나 긴밀히 의견을 조율하는 등 업무를 해왔는데 세종시로 이전하면 이 같은 활동이 제약을 받을 것"이라면서 "시간과 공간 낭비가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 당초 세종시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조성하려던 계획이 있으니 그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연구소, 첨단융복합연구센터 등을 설치하겠다는 내용 등이 있었는데 수정안이 부결됐으므로 다시 검토해봐야 겠다는 입장이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 정도만 따로 설치를 하는 방안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무 추진 효율성 등에 대해 겉으로는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공무원들도 자녀교육 등 가정 문제에서 비롯되는 불편함에 대해 걱정스러움을 내비쳤다.

익명을 전제로 한 기획재정부 모 과장은 "자녀들이 중.고등학생이라 아내와 함께 서울에 남겨두고 혼자만 내려가 주말부부를 하는 수 밖에 별다른 대안이 없다"며 "집을 용인으로 옮겨 주중에 하루 이틀은 집에서 출퇴근 하는 방법도 고려중에 있다"고 토로했다.

결혼 생활을 시작한지 갓 1년을 넘긴 환경부의 한 여성 공무원은 "지난해 수정안이 발표돼 안도의 한숨을 쉬었는데 다시 이런 상황이 올 줄은 몰랐다. 이러니 정치하는 사람 누가 좋아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선 아무런 대안도 없고 단지 막막할 따름이다. 남편 직장은 서울인데 만약 부처가 세종시로 내려간다면 주말 부부를 하는 수밖에 없다"며 "내년이면 아이도 태어나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한 숨만 내쉬었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공무원들도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다. 농식품부의 한 사무관은 "미혼 여성들이 지방에 내려가는 것을 싫어하는 게 뻔한 대, 세종시에서 일하게 되면 결혼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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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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