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용희 기자]'더 이상은 당할 수 없다'는 LG의 의지가 '괴물'의 대기록을 저지했다.
LG 트윈스가 한화 이글스 류현진의 3경기 연속 완봉승 도전을 가로막았다. LG는 지난 8일 잠실 한화전에서 대체 외국인 투수 필 더마트레의 호투와 '빅5'의 활약을 앞세워 3-0의 완승을 거뒀다. '난공불락'이었던 류현진을 공략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경기였다.
류현진의 중요한 기록의 길목에도 역시 LG가 있었다. 지난 2006년 4월 12일 데뷔전에서 세상을 놀라게 했던 무대는 바로 잠실 LG전이었다. 당시 선발로 등판한 류현진은 7⅓이닝 3피안타 무실점 10탈삼진으로 호투했다. '데뷔전 10K'는 역대 4번째의 대기록이었다.
올시즌에도 LG는 류현진이 세운 대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류현진은 지난달 11일 청주 LG전에서 17K를 잡아내 역대 정규이닝(9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 치웠다. 선발 타자 전원 탈삼진이라는 괴력도 발휘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4연패에 빠져있던 LG는 위기에서 빛났다. 더마트레의 호투로 0의 균형을 이루던 4회말, 3안타와 상대 실책에 힘입어 2점을 선취한 것. 이에 류현진도 6이닝 2실점이라는 '류현진답지 않은' 성적을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LG는 승리를 향한 집념도 강했다. 5회 2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병규는 볼카운트 2-0에서 류현진의 바깥쪽 공이 스트라이크로 선언되자 격분했다. 전일수 주심은 항의를 그치지 않는 이병규에게 결국 퇴장을 명령했다.
박종훈 감독까지 분노해 어필했지만, 판정은 번복될 리 없었다. 하지만 이 사건은 LG의 투지가 더욱 불타오르는 효과를 가져왔다. 수비에서도 집중력을 발휘한 LG는 류현진을 뛰어넘어 4연패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류현진의 기량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다. 다만 LG와의 '천적관계'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이날 승리를 계기로 LG는 과연 '류현진 공포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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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희 기자 he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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