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OECD 31개국 중 최하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것도 5년연속 '꼴찌'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27일 공개한 '2010년 OECD 통계연보(OECD Factbook)'에 따르면 2008년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19명으로 전년(1.25명) 보다도 더 낮아져 2004년 이후 5년째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OECD는 한국이 이 같은 출산율 저하에 따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돼 현재 11.0%인 고령인구 비율이 2050년엔 38.2%로 4배 가까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인구 또한 2020년에 4932만명에서 2050년엔 4234만명으로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다시 말해 인구가 줄어들면서 노령화 진행 속도가 급격해 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저출산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필립 모건 미국 듀크대학 교수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에 대해 "한국에서 좋은 직장과 좋은 배우자에 대한 기준이 지나치게 높은 게 문제다. 이 때문에 결혼도 늦어지고 출산율도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통계청 주최로 열린 '저출산 및 인구정책 세미나'에서다.


모건 교수는 인구와 출산 문제를 연구해 온 베테랑 학자로 2003년엔 미국인구학회장을 지낸 바 있다.


모건 교수는 저출산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닌 세계적인 현상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엔 1인당 소득수준이나 복지제도 같은 경제적 환경이 개선될수록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인간개발지수(HDI)가 낮은 국가에서도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모건 교수는 "1960년대 합계출산율(TFR) 추이를 보면 선진국의 경우 2.5명, 개발도상국은 6명에 달했는데 50년이 지난 지금은 선진국이 1.5명, 개발도상국은 2.5명으로 개도국의 합계출산율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합계출산율이 10% 넘게 떨어지는 급격한 감소 현상이 저개발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고 이런 현상은 한 번 나타나면 다시 높은 출산율로 되돌아가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 교수는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출산율 급감 현상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가족과 자녀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지적했다. 경제적 요소만으로는 더 이상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을 설명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사회가 설정한 좋은 직장과 좋은 배우자에 대한 기준을 만족하기 위해 뛰다 보니 결혼은 점차 어렵고 아이를 낳는 것도 더 어렵게만 느껴지게 된다는 것이 모건 교수의 지적이다.


모건 교수는 "출산하지 않는 한국의 젊은 세대를 '이기적'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그들은 좋은 직장에 들어가 열심히 일하는 등 사회에서 요구하는 대로 행동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저출산은 여러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한국에서는 출산을 가로막는 장벽이 더욱 높은 것 같다"며 "자녀 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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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계출산율(TFR) =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평균 몇 명의 자녀를 출산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 TFR이 2.1이면 인구가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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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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