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아무것도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마라. 어느 기업의 광고문구이다. 자사 상품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꼭 알려야 하는 중요한 내용조차 감추려는 뉘앙스가 풍겨서 썩 기분 좋은 느낌은 아니었던 기억이 있다.


세상이 복잡해지고 답답한 인생살이가 많아지면서 여기저기 묻기 바쁘다. 결혼을 하려는 사람은 궁합이 어떤지 궁금해서 묻다가 좋지 않은 말을 듣게 되면 조금이라도 마음에 드는 대답을 들을 때까지 끈질기게 묻고 다닌다. 직장에서는 늘 불안하고 긴장이 되어서 윗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혹은 내 경쟁자와 정겨운 대화라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여기 저기 묻기 바쁘다. 굳이 묻지 않아도 될 일을 시간을 허비하며 묻고 다니는 예다.

그런데 꼭 물어야 할 때는 체면이나 자기검열로 인해 묻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에게 궁금한 것이 있어도 괜히 물어봤다가 기본적인 것도 모르냐며 면박이나 당할까 두려워 묻지 않는 학생이 태반이다. 내가 낸 피 같은 세금을 올바르게 쓸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한 것이 당연한데도 아무도 구청장이나 시장이 어떤 사람인지 서로 묻지 않는다. 정치에는 되도록 관심이 없어야 쿨한 사람으로 인식되는 모양이다. 모두 자신의 앞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것인데도 스스로 묻는 것을 회피하는 예다.

박스권에 갇힌 요즘 같은 불안한 주식시장에서도 꼭 물어야 할 것에 대해 제대로 묻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가벼운 담화로 일관하거나 일방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천안함의 비극으로 어떤 종목이 수혜를 받을 것인지 묻는 사람도 있다. 이런 질문은 정말 잔인하기까지 하다.


묻는다는 것은 피상적인 것과 본질적인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오직 눈앞에 보이는 현상만을 보면서 묻는 것은 누군가에 의해 고의로 왜곡되어진 정보를 여과 없이 진실로 받아드릴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현상이 아닌 그 이면에 감추어진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하는 질문은 자신과 모두를 이롭게 한다.

주가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질문할 때 피상적인 질문과 본질적인 질문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차트상 음봉의 캔들이 나왔거나 어떤 중요한 지지선을 깨고 내려 왔을 때 그 종목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당연히 주가의 향방이 걱정되기 마련이다. 수익이 많이 발생한 상태이거나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가 변함이 없다면 웬만큼 내려와도 괜찮으련만 잠시라도 주가가 떨어지면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몰라 묻기 바쁘다. 현상만을 보고 질문하는 것이다.


주가에 관한 보다 본질적인 질문은 해당 기업이나 업종의 경영환경이 어떻게 변화할 것이며 수익성과 성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지를 질문하는 것이다. 그것도 미리 자료라도 몇 개 찾아보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진 다음에 묻는 과정을 거치게 되면 매우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공유하게 되어서 묻는 측이나 대답을 해야 하는 측이나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주가는 결국 실적에게 길을 물어야 한다. 잠시 동안 경제상황 등의 외생변수에 흔들릴 수 있겠지만 투자자들은 그 현상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가져올 기업의 실적변화 가능성에 귀를 기울이고 길을 물어야 한다. 경기선행지수가 중요하다면 그것이 초래할 개별 기업의 실적변화가 중요한 수준인지 아닌지 판단을 해야 하고 투자자는 이 부분에 의문을 갖고 생각을 해야 한다. 그리고 묻고 또 물어서 확신을 가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런 것이 '제대로 묻는' 것이다.


아무것도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는 것은 투자자입장에서는 결코 미덕이 아니다. 복잡하고 정답이 없는 투자의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눈앞의 시야를 흐리는 자질구레한 사건들에 현혹되지 말고 기업이 무엇 때문에(What for) 어떻게(How) 존재해야 하는지를 잘 따져 보면서 스스로에게 묻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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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수(필명 똘레랑스) 現 증권교육방송 스탁스토리 증권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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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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