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우리 속담에 '4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지만 사실 핏줄의 힘은 상당합니다. 로마의 전설적인 검투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미국 드라마 '스파르타쿠스'를 보면 유력자의 4촌 얘기가 심심찮게 나옵니다. 누구의 4촌이란건 막강한 권력과 가까이 있다는 뜻이니까요. 2000년전 로마를 볼 것도 없이 우리 현대사를 보더라도 권력자들의 친인척 비리는 뉴스의 단골 메뉴입니다.


정치권력뿐 아니라 자본주의 시대 또 다른 권력의 축인 경제권력 역시 유력한 친인척의 힘은 막강합니다. 우리나라 재벌사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삼성, 현대, LG그룹의 경우, 형제와 4촌이 경영하는 방계그룹들의 규모가 다른 재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입니다. 이들 방계그룹들의 성공은 분가(分家) 후 나름의 성장전략이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한 시나리오겠지만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본그룹의 후광효과를 결코 무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장손인 이재현 회장이 이끌고 있는 CJ그룹의 지주사 CJ가 요즘 할아버지의 유산 덕에 시장의 관심을 톡톡히 받고 있습니다. 1993년 삼성그룹에서 분가할 때 가지고 나온 삼성생명 주식 가치가 그야말로 '조' 단위로 천문학적으로 뛰었기 때문입니다.


CJ그룹이 가진 삼성생명 주식은 지주사인 CJ가 639만여주,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이 960만주를 보유 중입니다. 공모가 11만원 기준으로 1조76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입니다. CJ그룹은 이중 CJ제일제당이 보유하고 있는 500만주를 시장에 팔고, 나머지는 보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공모가에만 팔아도 당장 1조원이 넘는 현금이 그룹에 유입되는 것이지요. 여기에 사상 최대의 공모로 기록될 삼성생명의 공모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며 지주회사인 CJ가 삼성생명 대안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증권가에선 삼성생명 공모경쟁률이 40대1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삼성생명 주식 1000주를 받으려면 4만주를 청약해야 합니다. 청약증거율이 50%니 무려 22억원을 넣어야 10000, 1억1000만원어치를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지요. 100주만 받으려 해도 2억2000만원을 증거금으로 넣어야 하니 재산이 적은 일반인들로선 엄두를 내기도 힘든 공모주 청약입니다.


CJ가 삼성생명 대안주로 주목받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CJ를 아예 삼성생명의 유일한 대안투자 기업이라고 평가했하며 목표가를 11% 올린 10만원으로 조정했습니다. 지난달 말일 기준 CJ의 시가총액은 1조8673억원입니다. CJ가 보유한 삼성생명 시총 가치가 공모가 기준 7033억원이니 CJ 시총에서 삼성생명 보유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37%가 넘습니다. 삼성생명이 10% 상승하면 CJ 기업가치가 3.7% 오르는 요인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에서 원하는 만큼 배정을 받지 못햇다면 CJ 투자로 삼성생명 효과를 보란 얘기입니다.


1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도 나쁘지 않습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CJ의 1분기 실적을 매출 474억원, 영업이익 374억원, 순이익 313억원으로 추정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핵심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선전과 비상장기업의 실적개선추세 등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한국투자증권도 CJ제일제당을 비롯한 자회사들의 턴어라운드에 주목하며 목표가 8만원에 '매수' 의견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KB투자증권 역시 CJ제일제당의 긍정적 실적을 높이 평가하며 목표가 8만2000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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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삼성생명은 CJ에 양날의 칼이기도 합니다. 시장의 기대대로 삼성생명이 공모가를 웃돌며 투자자들에게 미소를 선사하면 더없이 좋겠지만 반대의 경우가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국내 최대의 큰손인 국민연금이 삼성생명 공모가가 너무 비싸다며 공모에 참여하지 않은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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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기자 phil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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