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기관들의 윈도드레싱에 대한 기대감을 무산시키며 초계함 침몰 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지수 1700선 돌파에 대한 부담으로 잠시 숨고르기를 보이던 국내증시는 어제는 장 초반부터 유입된 매수세로 상승 출발했다. 이렇게 강보합세로 시작한 국내증시는 15일째 이어진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장중 내내 별다른 조정없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대형 IT주와 은행주들의 상승세가 확산되며 자동차, 운수장비업종의 대표기업들이 상승대열에 합류하며 지수의 상승 폭은 점차 커졌다.
아울러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로는 ▲중국과 미국의 경기회복 기대감▲긍정적인 실적전망과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꼽았다.
◆유수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월초 시장의 관심은 매크로 지표에 쏠려있는 상황이다. ADP 고용보고서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주말 미 고용지표 발표에서 경제침체 이후 첫 고용 증가를 예상하고 있는 시장이 우려를 표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ADP 고용보고서와 고용지표가 항상 일치해 오지는 않았으며,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으로 미리 낙심할 필요는 없다.
3월 수출은 반도체(전년대비 +123.8%)·자동차 부품(+105.5%)·자동차(+62.5%)·가전(+56.0%)·LCD(+45.2 %) 등의 주력 품목이 큰 폭의 수출 증가세를 보였고, 글로벌 수요회복을 바탕으로 중국 등 신흥국과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선진국 모두에서 수출이 모두 확대됐다. 수출주에 대한 시장 메이저들의 집중이 그 이유다. 아울러 미국·영국·일본 등 글로벌 주요 증시의 고점 돌파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도 고점 돌파에 대한 기대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전용수 부국증권 리서치센터장=전일 발표된 우리나라의 3월 수출은 작년 동기대비 35.1%나 증가하며 무역수지는 21억9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IT업계는 2007년 4분기 이후 극심한 침체국면에 빠져있던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기 시작하며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PC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17%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등 PC 및 디지털 신제품 수요 급증으로 IT업계가 10년만의 '빅 모멘텀'을 맞이하고 있다. 전일 국내증시에서 IT주들이 대거 상승세를 보인 것은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가 극심한 침체에 빠져있을 때에도 우리나라의 자동차, IT업계는 눈에 띄는 실적을 기록했다. 그럼 단순하게 경기가 회복되는 올해부터는 좀 더 실적이 좋아지지 않을까? 외국인과 개인들의 상반된 투자 패턴의 성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관심이 간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단기적으로는 주후반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이 성금요일로 휴장하는데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발표될 예정인 점을 감안하면 전고점 수준에서 잠시 쉬어갈 여지는 있다. 하지만 우호적인 경제(실적)전망,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양호한 수급여건 등 세박자가 맞아떨어지고 있고, 최근 들어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매수하는 종목들이 지수의 영향력이 높은 대형주들이다. 이를 감안하면 대형주 위주의 선도주들을 중심으로 직전고점 돌파는 크게 무리가 없어보이는 상황이므로 당분간은 추세에 순응하는 투자자세가 바람직해 보인다.
다만 업종(종목)별 대응에 있어 고려해야 할 부분은 최근 주가상승이 국내경기보다는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에 근거한 것이라는 점과 최근 상승을 이끌고 있는 주도세력이 외국인이며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감안하면 주식시장이 추가 상승하더라도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수출주를 비롯해 대형 우량주들이 중심에 서있을 가능성이 커 보여 관심대상의 범위를 주변주로 지나치게 확대하는 것보다는 기존 주도주 중심의 매매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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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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