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산골소녀'와 '어른아이'들의 좌충우돌 성장기 MBC 일일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이 19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깊은 산골에서 상경한 두 자매가 범상찮은 캐릭터의 순재네 가족들과 동거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코믹하게 그려낸 이 시트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9월부터 6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지붕킥'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흠의 매력, 하자있는 캐릭터에 푹 빠지다

우선 하자(?)있는 캐릭터의 힘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어딘가 조금 삐뚤어져 버린 다양한 캐릭터들은 돌출된 성격 그 자체로 작품에 웃음을 만들어 냈을 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공감도 이끌어냈다. '완벽남녀'가 득세하는 TV속에서 흠을 가진, 하자있는 캐릭터들의 신선한 모습은 시청자들을 은근한 중독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강원도 산골에서 화전을 일구며 살아가던 세경(신세경 분)과 신애(서신애 분)가 서울로 올라와 더부살이하게 된 순재(이순재 분)네 집에는 흠 많은 캐릭터들이 모여서 살고 있었다. 물질적으로는 부족할 것이 없지만, 정신적으로는 심각한 결핍에 빠져있다.


성북동에서 가장 무능하고 존재감없는, 특히 인간관계에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곧잘 넘고 마는 사위 보석(정보석 분), 언뜻 완벽한 듯 보이지만 감성지수(EQ)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아들 지훈(최다니엘 분), 애교와 융통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현경(오현경 분) 등 모두가 정신적 하자를 안고 산다. 대대로 이어지는 이런 결핍은 손녀 해리(진지희 분)에 이르러 '빵꾸똥꾸'라는 정체불명의 단어로 압축되며 절정을 이룬다.


■결핍된 캐릭터, 그들이 진화한다


이런 문제 가득한 캐릭터들이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물질적인 결핍은 있으되 정신적으로는 충만한 세경-신애 자매가 이 집의 '옷 방'을 차지하게 되면서 이들은 감정적 수혈을 받게 된다. 이런 캐릭터들이 부딪히고 조율하는 과정이 웃음을 줬다면 이들이 서로 보듬는 과정은 따뜻함을 안겨주기도 했다.


EQ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지훈이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하고 어린 나이에 남의 집 가사도우미로 들어와 고생하는 세경에게 연민과 사랑을 느끼게 되고, '빵꾸똥꾸' 해리 역시 자신의 실수로 발을 다친 세경을 걱정하며 자신의 저금통을 몰래 내놓는 심성을 보인다. 지훈의 경우 조카 준혁(윤시윤 분)의 과외선생인 정음과의 사랑과 이별을 겪기도 하고 준혁 역시 세경을 짝사랑하면서 조금씩 성장한다. 세경 역시 '지훈앓이'를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게 되고,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기도 한다.


■극 후반, 캐릭터의 힘이 떨어진 이유는?


극 후반에는 '캐릭터의 힘'이 많이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초반 극단적인 성격이 부각된 캐릭터에 동화됐던 시청자들은 짧은 기간 동안 벌어지는 이들 캐릭터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 실제 생활에서는 있음직한 정음(황정음 분)-지훈의 이별도 드라마적 '해피엔딩'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는 어색함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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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재네 회사가 부도위기에서 보석의 활약으로 회생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보석과 순재가 '급 화해'하는 분위기를 연출한 것 역시 그 동안 보석이 쌓아온 '민폐' 캐릭터를 무너뜨리는 조급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캐릭터를 향한 이런 시청자들의 애증섞인 반응은 '지붕킥'에 대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반증하는 것이라 볼 수도 있겠다.


'지붕킥'을 연출한 김병욱 PD는 드라마 공식 게시판을 통해 '드라마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평행하게 달리고 있는 또 하나의 세계이며 우주입니다. 드라마가 종영하면 그 우주는 더 이상 우리 현실과 같이 달리지 못하므로 우리는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저와 '지붕킥'을 사랑했던 여러분 가슴 속에서 언제나 순재와 자옥여사는 행복하고, 보석은 내일을 꿈꾸고, 해리와 신애는 자라고, 준혁은 사랑하고, 세경은 아름답고 정음은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남아있을 거라 믿습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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