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과 품목 단종됐거나, 시장점유율 미비
세원확보, 에너지절약 등 당초 취지 무색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정부가 TV와 냉장고, 에어컨, 드럼세탁기 등 에너지를 많이 쓰는 소위 4대 가전제품에 대해 5%의 개별소비세를 매기기로 했지만, 해당품목 대부분이 단종됐거나, 시장점유율이 극히 미비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개별소비세가 부과되는 드럼세탁기의 경우, 양대 가전사인 삼성전자나 LG전자 두 곳 모두 해당 제품을 전혀 생산하지 않고 있다.

이를 통해 부족한 세수기반을 넓히고 에너지절약운동을 확대하려는 기획재정부의 당초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시행되는 개별 소비세법에 따라 에어컨의 경우 당초 월간 소비전력량이 370kWh이상, 냉장고는 45kWh이상이면 5%의 과세를 물리기로 했다. 또한 드럼세탁기의 경우 1회 세탁당 소비전력량 720Wh이상, TV의 경우 정격 소비전력량 300W이상에서 과세하되 화면대각선의 길이가 107cm 이하 제품인 ‘42형’은 제외하기로 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에너지를 과다 소비하는 전기제품에 대해서는 세금부담을 늘려 자연스럽게 에너지효율이 높은 제품을 만들도록 유도하고, 소비자들도 에너지과대 품목에 대한 소비를 줄일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개소세에 해당하는 가전제품이 사실상 전무해 ‘있으나 마나’한 법을 만들어 추진하는 전시행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전력량 300W이상 사용하는 TV는 삼성전자에선 이미 나오지 않는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최근 LCD패널의 백라이트를 LED로 채택하면서 소비전력 대부분이 200W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는다. LCD TV는 개소세 적용 TV가 없고, 구형PDP TV 50인치 이상 모델에만 적용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전체 TV시장에서 PDP가 차지하는 비율을 30%미만이고 개소세 적용 대상모델은 5% 미만”이라며 “이마저도 해외에서 판매가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세탁기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 드럼세탁기도 개소세 적용 되는 모델은 삼성전자에는 없다. LG전자도 적용 모델이 단종됐으나 일부 판매가 되지 않은 제품들이 매장에 전시되어 있는 게 전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회 세탁당 소비전력량 720Wh이상이면 15kg이상의 초대용량으로 최근에는 생산을 안한다”며 “요즘 주력 제품은12-13kg이며 대부분 700Wh이하”라고 말했다.


에어컨과 냉장고도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1개 모델에 국한돼 사실상 개소세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냉장고는 단열재나 컴프레셔의 기술이 발달돼서 45kWh이상되는 제품은 더 이상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개소세를 통해 련업계 및 소비자의 에너지 고효율 제품 생산·소비를 유인해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 재정부의 입장이 무색해지게 된 것이다.


재정부는 당초 상위 10%이상의 제품에 대해 개소세를 물리겠다고 밝힌바 있다. 업계에선 개소세 부과 기준이 모호한데다 실효성도 거의 없는 에너지과다품목에 대한 개소세 부과를 추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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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명박 대통령도 최근 에너지 절약과 관련, “실내 온도 3도만 낮춰도 2조원이 절약된다”며 “이는 40만명의 희망 근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액수”라며 에너지절약 운동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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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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