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인과 전망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지난달만해도 10억8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던 49㎡형의 경우 9000만원이나 낮춘 급매물이 나왔지만 여전히 새 주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인한 수요층 급감과 재건축 단지의 연이은 소송으로 인한 사업지연, 총부채상환비율(DTI) 확대 시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개포동 한 공인중개사는 "보름 정도 전부터 거래가 확 줄더니 며칠 전부터는 급매물이 하나 둘씩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매수세는 크게 붙질 않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여기에 그나마 남아있던 수요자들의 매수 의지는 고분양가가 꺾었다. 서울지역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는 2008년 하반기 3.3㎡당 2029만원에서 지난해 하반기엔 2474만원으로 22% 급등했다.
뉴타운 지역 분양가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최근 분양을 마친 흑석한강푸르지오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2180만원을 넘었다. 지난해 7월 이 지역에서 분양한 흑석뉴타운 센트레빌 분양가는 3.3㎡당 2034만원이었다.
지난해말부터 지난 1월까지 양도세 감면혜택 시한종료를 앞두고 민간부문에서 너도나도 밀어내기 분양을 시행 한 것도 자충수가 됐다. 연말ㆍ연초 집중됐던 분양 물량은 결국 악성 미분양으로 되돌아왔다.
곳곳에서 주택시장 붕괴를 자초하고 있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할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게 업계 고민이다. 주택시장의 엉킨 실타래를 풀려면 돈이 도는 선순환 구조로 바뀔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순차적으로 풀어주고 고분양가를 고집한 건설업체도 변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주택시장이 비싼 분양가와 수요예측을 잘못한 공급확대, 대출규제 등으로 침체의 늪에 빠졌다"며 "주택시장의 고사를 막으려면 순차적인 규제완화와 건설사들의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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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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