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2005년 3월. 2004~2005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에서 김연아가 한국 피겨 사상 최초로 은메달의 쾌거를 올리고 금의환향했다. 열다섯 소녀가 무표정한 얼굴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동안 어머니 박미희씨는 기자에게 다가와 귀엣말을 했다.


"연아랑 동갑인 일본 아사다 마오라는 선수가 있어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아이인데, 연아가 그 친구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어요. 아니, 따라갈 수가 없는 경지에요. 엄청나거든요."

당시 막 세계 피겨에 도전장을 내민 연아와 이미 정상에 섰던 아사다 마오. 하지만 5년 만에 이들의 운명은 뒤바뀌었다.


김연아(20ㆍ고려대)가 2009년 3월 세계선수권 우승을 시작으로 지난해 5개 대회를 모두 석권한 반면, 세계선수권 4위에 머문 아사다(20ㆍ일본)는 원인모를 슬럼프에 빠지며 좀처럼 일어서질 못했다.

하지만 지난 5년 간 숱한 라이벌 대결을 펼쳤던 이들의 '진짜' 전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24일(한국시간)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여자 피겨 싱글 쇼트프로그램과 26일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산한 성적이 이들의 운명을 가르게 된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2004년 12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치러진 주니어 그랑프리파이널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주니어 시절부터 이번 동계올림픽 직전까지 총 11차례 맞대결을 펼쳤고, 김연아가 6승5패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주니어 때는 트리플 악셀(3회전 반 점프)의 판정이 다소 느슨해 아사다가 김연아보다 조금 나은 성적을 거뒀지만, 시니어 무대로 올라서면서 '교과서 점프'와 우아한 연기를 앞세운 김연아가 우세했다.


개인 최고 기록에서도 여자 싱글 세계기록을 보유한 김연아(210.03점)가 아사다(201.87점)를 앞서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는 단 한 차례의 실수가 곧바로 메달 색깔을 바꿀 수 있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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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는 완성도 높은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와 손끝 동작 하나까지 계산된 압도적인 연기로,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로 금메달 승부를 건다.


스케이트를 벗으면 소소한 수다를 주고받는 동갑내기 친구. 하지만 단 한 자리만 허락된 올림픽 '은반 여왕'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 이들의 '7분 연기'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전세계 피겨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쏠린다.



조범자 기자 anju10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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