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지금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로스차일드'가(家)는 200년전 드라마틱한 작전으로 세계 금융시장의 패권을 쥐었다. 워털루 전쟁의 승리 소식을 먼저 접한 로스차일드는 런던 증권거래소에 패했다는 정반대 소문을 내게 했다. 소문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보유 중인 영국 국채를 싼값에 던졌다. 패전이라는 충격적 소문에 국채까지 폭락하자 공포에 사로잡힌 투자자들은 투매에 나섰다. 이때 로스차일드는 헐값에 국채를 쓸어담아 거대한 금융제국의 발판을 마련했다.


6일 국내증시에서 마음 약한 투자자들을 울린 루머 생산자들이 톡톡히 재미를 본 사건이 발생했다. 개장 직전부터 기관투자자들에게 메신저로 대우차판매가 워크아웃을 신청할 것이란 내용이 돌았다. 장 시작과 함께 주가가 급락하자 소문이 덧붙여졌다. 워크아웃 신청으로 직원들이 팔고 있다는 루머였다.

1만원선을 오르내리던 주가는 순식간에 하한가인 8410원까지 떨어졌다. 일부 온라인 언론이 '워크아웃설'로 급락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하한가 잔량만 무려 100만주 이상 쌓였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신청의 직격탄을 맞은 투자자들은 소문의 진위를 떠나 투매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대우차판매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한 펀드매니저는 "회사에서 워크아웃설은 말도 안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고객들이 당장 손절매를 하라고 해 하는 수 없이 주식을 하한가에 던질 수밖에 없었다"고 귀뜸했다.

소문의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하한가가 굳어지는 9시45분쯤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몇개 증권사 창구를 통해 10만주에서 20만주대에 물량을 한꺼번에 쓸어담은 큰 손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기관을 비롯한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이 내놓은 물량은 한꺼번에 걷어가며 하한가를 탈출시켰다.


대신증권 HTS에 따르면 6일 오전 9시45분 하한가에서 한꺼번에 10만주 이상 매수한 거래 건수만 3건에 달했다. 대신증권(23만7750주) 키움증권(17만6450주) 미래에셋(10만7980주) 창구에서 용감한(?) 대규모 매집을 했다. 워크아웃설로 하한가로 밀린 회사 주식을 단번에 10억원에서 20억원어치 매수한 것.


이들의 대규모 매수로 대우차판매는 하한가에서 벗어나며 저점대비 7~8%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다시 하한가로 밀리며 마감됐지만 7일 장에서 대우차판매는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울며 겨자먹기'로 6일 하한가에서 던진 투자자들의 손실을 누군가는 자신의 이익으로 고스란히 챙겼다는 얘기다.


200년전 로스차일드는 수많은 투자자들의 피눈물을 자양분으로 엄청난 부(富)를 거머쥐었다. 당시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했고, 투자자 보호법이 정비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2중, 3중으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를 하고 있는 지금도 제 2의 로스차일드를 꿈꾸는 '꾼'들은 활개치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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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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