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공식 사면복권되는 이 전 회장은 IOC위원 자격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회장은 사법처리 과정에서 자진해서 IOC위원 자격 반납 의사를 밝혔으며 IOC는 이에 대한 공식적인 결정을 미뤄왔다.
이 전 회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문대성 위원 한 사람만이 포진했던 유치 진용에도 활기가 돌 전망이다. 경쟁도시인 독일 뮌헨은 토마스 바흐 IOC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해 3명이, 프랑스의 안시는 2명의 IOC위원을 앞세워 치열한 물밑 유치전을 전개하고 있다.
조건은 좋다. 삼성은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통해 동계올림픽을 포함한 전방위 스포츠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거의 모든 동ㆍ하계 올림픽을 후원해 왔다. 특히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 동계올림픽 부터는 메인스폰서로 후원,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후원금으로만 연간 1000억원 가량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금액의 최소 3배 이상을 마케팅비용으로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회장이 펼칠 유치전의 첫 무대는 우선 내년 2월8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IOC 총회가 될 전망이다. 이 전 회장 측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 사면 직후인 내년 초 유치위원회와 공조, 유치전략을 논의키로 했다. 시일이 촉박한만큼 촌각을 아끼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 전 회장이 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대형 가전전시회 CES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설도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사면된 이 전 회장이 본격적인 대외 행보에 나선다는 의미여서 올림픽 유치에 대한 의지와 연관짓지 않을 수 없는 움직임이다.
이 전 회장 입장에서도 동계올림픽 유치는 스포츠계 명예회복의 기회다. 그는 지난 2003년 체코 프라하 IOC 총회에서, 2007년에는 과테말라 총회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전에 직접 나섰었다. 평창은 이에 힘입어 결선투표까지 올랐으나 결국 유치에는 실패했다. 이번 2018년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다면 이 전 회장으로서도 숙원을 푸는 셈이다.
삼성 차원에서는 이미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겨냥한 마케팅을 개시해 이 전 회장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2월 12일 개막해 28일까지 계속될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첨단 스마트폰을 통해 올림픽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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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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