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올해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89조원에 이르는 수익을 냈다고 합니다.
지난 10일 기준으로 외국인이 보유한 사가총액이 모두 286조3404억원인데 이는 지난해 폐장(12월30일) 기준 16조7996억원보다 120조5408억원 증가한 금액입니다. 여기서 올해 외국인의 순매수 대금 31조5855억원을 빼면 88조955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는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겼던 2007년 올린 수익 70조7132억원보다 20% 이상 많은 금액입니다.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외국인은 33조603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108조8714억원의 손해를 봤습니다.
외국인이 지난해 쪽박에서 한해만에 대박으로 반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국내증시의 반등이 가장 큰 역할을 했지만 이들이 산 종목 수익률이 시장평균보다 높았기 때문입니다. 가장 많이 산 삼성전자(지난해 연말 대비 상승률 74.72%)를 비롯해 외국인 매수 상위종목들 대부분이 시장 평균을 웃돌았습니다.
특히 순매수 상위 7위 종목인 하이닉스의 상승률은 무려 211.19%나 됩니다. 100% 오르면 소위 '따블'이 된 것이니 '따따블' 수익을 안겨다 준 셈입니다.
하이닉스는 지난 주말(11일) 기준 2만900원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9월초까지 잘 나가다 생각지도 않은 효성이 M&A를 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급락했던 아픔을 딛고 재상승, 연고점(2만2600원, 9월3일)을 향해 오름세를 보이는 중입니다. 지난 연말 종가는 6930원이었습니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더욱 치열해진 글로벌 치킨게임에서 승자가 된 덕입니다. 3분기까지 실적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지난해 대비 급격히 줄어든 적자폭을 감안할때 내년은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대만의 경쟁자들이 몰락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입니다.
하이닉스는 3분기 누적 매출 4조8543억원, 영업손실 7085억원, 순손실 999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연간 실적은 매출 6495억원, 영업손실 2조2021억원, 순손실 4조7196억원이었습니다.
증권사들의 평가도 긍정적인 쪽이 우세합니다. 증권조사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나온 하이닉스에 대한 분석보고서 7개 중 6개가 '매수' 의견입니다. 목표가도 2만원대 중후반에서 3만원까지로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목표가 3만원을 제시한 IBK투자증권은 지난 9일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는 무난할 듯'이라며 '적극매수' 의견을 고수했습니다. 같은 날 이트레이드증권도 '실적을 믿고 투자하자'고 했습니다. 목표가 2만7000원에 투자의견은 '매수'를 제시했습니다.
1일 나온 보고서 3개도 비슷한 뉘앙스입니다. '리스크의 선반영, 보이는 실적을 보자'(LIG투자증권) '비상(飛祥)'(KB투자증권) '개벽(開闢):2010년 본도체 산업 절정(絶頂)'(대우증권)이 보고서 제목들입니다. 물론 모두 '매수' 의견입니다.
목표가는 KB투자증권이 2만9000원, LIG투자증권이 2만7000원, 대우증권이 2만6000원을 제시했습니다. 보고서가 나오기 직전인 지난달 30일 종가 1만8450원 대비 모두 넉넉한 여유가 있는 목표가였습니다.
다수 증권사의 기대대로 하이닉스는 오름세를 지속, 어느덧 2만1000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매수' 추천 증권사 중 최저 목표가인 2만5000원과는 괴리율이 채 20%가 되지 않습니다. 서서히 가격부담이 생길 수 있는 시점이 다가왔다는 얘기입니다.
내년 업황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은 더더욱 부담입니다. 이달 나온 보고서 중 유일한 '보유'(Hold) 의견을 낸 삼성증권은 '내년 업황 둔화의 부정적 영향에 직면할 전망'이라며 목표가를 1만7500원으로 제시했습니다. 8일 나온 내용입니다.
하이닉스가 적극매수를 외치는 증권사 전망처럼 3만원까지 치솟아 투자자들에게 다시 한번 대박을 줄지, 지금 가격이 거품인지는 결국 내년 D램 업황이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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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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