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에이즈, 편견 극복이 더 중요"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치료제 개발로 오래도록 건강한 삶 유지 가능..무지에서 오는 사회적 편견이 문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에이즈는 이제 더이상 반드시 죽음에 이르는 치명적인 병이 아니다. 에이즈 양성 판정을 받은후 20여년 가까이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 NBA 스타 매직 존슨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 에이즈는 치료만 잘 이뤄지면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 수 있으며 천수를 누릴 수도 있다.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의 김민동 상담실장은 "에이즈도 당뇨·고혈압처럼 완전한 치유는 불가능하지만 꾸준히 관리만 잘 이뤄진다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2007년 말 기준으로 지난 1985년부터 국내 에이즈 누적 감염인 수는 5323명이며 이 중 사망한 사람은 980명이었다. 다수의 감염인들은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HIV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해서 무조건 에이즈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임상학적으로 따졌을 때 감염인 중 면역기능이 크게 저하돼 결핵 등 각종 질병이나 종양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 일부가 에이즈 환자인 것이다. 매직 존슨의 경우 감염인은 맞지만 이로 인한 각종 질병이나 종양 등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에이즈 환자는 아니며 에이즈의 원인이 되는 HIV 바이러스 보균자일 뿐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에이즈의 원인이 되는 HIV 바이러스의 감염 사실을 빨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현재 HIV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치료제 등이 많이 개발돼 있기 때문에 발견후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영양 섭취와 동시에 각종 약들을 복용한다면 면역력 약화를 충분히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런 사후 치료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에이즈를 둘러싼 편견을 깨는 일이다. 존슨이 에이즈 양성 반응 사실을 발표했을 당시에도 미국 내에서는 그릇된 편견으로 인해 그가 동성애자 또는 양성애자라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나중에 존슨은 다수의 여성들과 잠자리를 같이 한 것이 에이즈의 원인이 됐다고 시인했다.
HIV 바이러스는 사람들이 막연히 가지고 있는 공포감만큼 전염 확률이 높지 않고, 일상생활에서는 전염될 확률이 지극히 낮다.

HIV 바이러스는 혈액, 정액, 질 분비물, 모유와 같은 체액을 통해서만 전염된다. 타액(침), 땀, 눈물, 콧물, 소변 등을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는다. 따라서 감염인과 함께 운동을 하거나, 식기나 컵을 같이 사용해 식사를 하거나, 가벼운 포옹이나 키스를 할 때, 옷을 같이 입을때, 함께 목욕을 하는 경우 등에는 에이즈에 대한 공포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현역 복무 중인 군인이 감염인으로 판정날 경우 곧바로 제대 조치되지만 예비군과 민방위 훈련은 일반일과 동일하게 받을 정도다.

또한 HIV는 다른 질병과 비교했을 때 감염 확률이 낮다. 주사기를 통한 HIV 감염 확률은 0.3%인데 이는 B형 간염의 22~30%, C형 간염의 2~5%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이다. 한 번의 성관계로 감염될 확률도 0.1~1%에 불과하다. 감염인 임산부에게서 에이즈에 감염된 아이가 태어날 확률은 25~35%이지만 적절한 조치만 취해진다면 그 확률은 2~10%로 낮출 수 있다.

보건당국은 감염인이 편견으로 인해 힘들어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주고 있다. 일상생활을 충분히 영위할 수 있도록 소속 학교나 직장 등에는 따로 감염 여부를 알여주지 않는다. 역학조사를 위한 상담시에도 철지한 비밀에 부쳐 진행되며 대부분의 치료제는 정부에서 무상으로 공급해주고 있다.

하지만 천형이나 마찬가지라는 잘못된 인식이 공포감을 키우고 있으며 이는 에이즈 감염인들의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힘들게 하고 있다. 실제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있는 HIV 바이러스 보균자들의 경우 육체적으로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대한에이즈예방협회의 이인규 지원팀장은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감염인들이 힘들어하고 있으며 감염인의 사망 원인 중 22%가 자살"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에이즈에 감염된 젊은 친구들이 감염 사실을 알게된 후 곧 죽음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타이른다"며 "국내에도 1980년대에 에이즈 감염 판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건강하게 살아가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바보들과 뉴진스' 라임 맞춘 힙합 티셔츠 등장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국내이슈

  • 머스크 베이징 찾자마자…테슬라, 中데이터 안전검사 통과 [포토]美 브레이킹 배틀에 등장한 '삼성 갤럭시' "딸 사랑했다"…14년간 이어진 부친과의 법정분쟁 드디어 끝낸 브리트니

    #해외이슈

  •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PICK

  • 기아 EV9, 세계 3대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