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조직축소(Downsizing)아닌 산업전반 새틀(Restructuring)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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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다운사이징(downsizing)이 아니라 리스트럭쳐링(restructring)이 필요하다"
금융위기의 터널 끝이 보이면서 위기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업계가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기업내 인력, 조직, 사업부의 통폐합이나 부실기업을 팔아치워 규모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이 아니라 산업의 재구조화(리스트럭쳐링)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KIET)은 오는 11월 대한 상의에서 열리는 국제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다.
◆일본의 와신상담 중국의 공급과잉
실물담당 부처인 지식경제부의 최경환 장관은 취임후 금융위기 이후에 도래할 신산업 질서 형성과 한국 산업의 재도약이라는 의제를 갖고, 수시로 산학연 전문가들과 회의를 갖고 있다. 이는 올해 우리 경제를 견인한 원동력인 정부의 과감한 확장적 재정정책과 환율 효과가 내년이면 사라지고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의 경쟁력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김종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한국기업들의 화려한 실적은 경쟁력 확보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절반 이상이 환율효과와 해외 경쟁사의 수비적 전략 등 외부 여건에 기인한 것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원화(달러대비 환율상승)와 엔화(달러대비 환율하락)의 엇갈린 환율변동으로 지난 2분기 한국기업의 가격경쟁력이 1년전보다 일본에 비해 36%나 유리해졌다는 분석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한국과 일본 환율 상황이 반대일 경우 버틸수 있는 한국기업이 몇이나 될까"라면서 "일본기업이 각고의 구조조정을 완료하고 반격에 나설 태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상하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도 "일본 기업들은 글로벌 위기와 엔고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대대적인 원가절감에 나서 일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닛산은 잔업을 줄여 시간외 근무수당, 출장비를 75% 줄였다. 스즈키자동차는 사무용품구입비용까지 사장이 직접 결재하고 있다.
이철용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생산과 수출, 소비시장을 좌우하는 중국의 생산능력과잉을 새로운 변수로 꼽았다. 중국의 생산능력과잉업종수는 19개로 2005년의 10개에 비해 두배 가량 늘었다. 1997~2006년 10년간 시멘트, 발전설비, 컬러TV 등의 생산능력이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석탄화학은 3배, 조강과 자동차는 4배, 제철은 7배, 핸드폰은 무려 160배 이상으로 생산능력이 확충됐다.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진입제한,낙후설비 도태, 인수및 합병, 기술개발 등에 나설 경우 우리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6개 리스트럭쳐링해야
KIET는 이같은 변화된 여건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으로 다운사이징이 아닌 리스트럭춰링을 제시하고 있다. KIET 장석인 성장동력실장은 "개별업종과 개별기업, 개별사업부만 별도로 구조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동종산업과 연관산업, 사업부별, 주력제품과 비주력제품간, 수출 주력및 비주력 시장 등의 경쟁력및 잠재력, 수익창출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이를 리스트럭춰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IET는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디스플레이,휴대폰 등에서 리스트럭쳐링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우선 자동차는 새로운 소재와 부품,모듈을 사용하는 전기차가 부상할 경우 가솔린 및 경유차의 생존자체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조선은 헐값에 회사를 팔기보다는 벌크선 등 저가선종은 점차 축소시키는 한편, 액화천연가스(LNG)선과 부유식원유생산 및 저장설비(FPSO) 등의 비중을 높이는 한편,풍력발전 블레이드 제조 등 시장 다각화 전략을 펴야 한다고 제안했다.
디스플레이는 당분간은 LCD로 캐시카우를 창출하고 LED로 점차 축을 이동해야 한다. 석유화학은 자동차, 휴대폰, 철강 등과 연계해 자동차의 경량화, 휴대폰의 고급화 소재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야 하며, 석유화학과 철강은 중국과 아시아의 기존수요를 감안해 범용제품에 대한 우위를 살리는 동시에 특화전략을 펼 것을 주문했다.
휴대폰도 대세인 스마트폰에 넣을 솔루션과 콘텐츠 확보라는 점을 명심하고 콘텐츠 제작업체,운영체제 업체 및 단말기 제작업체들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KIET는 제안했다.
장석인 실장은 "일본에서 구조전환 사업포트폴리오 재구성 등을 담은 산업재생법이 도입된 것과 같이 국내서도 기존의 구조조정촉진법, 산업발전법에 이은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을 지원 촉진하는 법률이 필요하다"면서"이번 포럼을 통해 마련된 의견을 바탕으로 내년 1,2월경 최종 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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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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