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사업·분양보증·카드배송 등 공공부문 독점영역도 개방

[아시아경제 장용석 기자] 앞으로 술을 만들거나 판매할 때 필요한 면허 기준이 대폭 완화된다.


또 현재 공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경륜·경정사업, 액화천연가스(LNG) 충전소 운영, 주택분양보증, 신용카드 배송업무 등에 민간업체도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제17차 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26개 업종에 대한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경쟁제한적 진입규제 개선 방안'을 논의,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지난 4월 전문가 회의를 통해 진입규제 정비과제로 60개를 선정한데 이어,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KIET), 한국규제학회 등 전문연구기관 연구용역과 관계부처 의견수렴을 통해 이 같은 진입규제 개선 방안을 1단계 과제로 선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제 각 분야의 진입규제는 시장경쟁을 제한해 소비자 후생과 국가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국제 표준에 맞지 않는 규제는 과감히 정비해 시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KDI도 지난 2006년 보고서에서 "진입규제를 절반으로 줄일 경우 총요소생산성 증대를 통해 잠재성장률이 0.5%포인트 오른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불합리한 민간 진입장벽 완화=정부가 발표한 진입규제 개선 방안에 따르면, 주류 제조업 면허를 받을 때 술 종류별로 일정한 제조시설을 갖추도록 한 현행 시설 용량기준이 내년 하반기에 대폭 완화될 전망이다. 현재는 맥주의 경우 1850㎘(500㎖짜리 370만병), 희석식 소주는 130㎘(360㎖짜리 36만병)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야 주류제조업 면허를 받을 수 있게 돼 있어 기존 맥주 2개사, 소주 10개사를 제외한 중소업체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종합주류도매업을 할 수 있는 면허 기준도 자본금 1억원, 창고시설 165㎡(인구 50만명 이상 시(市) 기준)에서 자본금 5000만원, 창고시설 66㎡로 낮아진다.


현재 삼화왕관과 세왕금속공업 등 2개 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주류 납세 병마개 제조업체의 추가 지정이 추진되며, 관세무역개발원이 사실상 독점 중인 지정장치장 화물관리인 제도에도 경쟁체제가 도입된다.


과도한 요건(6000톤 이상 선장으로 5년 이상 승무경력)으로 공급 부족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도선사 제도에 대해선 평가제도 강화와 면허갱신제 도입 등을 통한 진입규제 개선 방안이 추진된다. '도선사'란 선박이 항만이나 연해에서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속도, 항로 등을 안내해주는 전문자격사를 말한다.


◇공공부문 독점영역 민간에 개방=이밖에 현재 우체국만 할 수 있는 신용카드 배송 업무가 민간 배송업체에도 허용된다. 신용카드사가 우체국보다 저렴한 민간배송업체를 이용하면 배송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민간배송업체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방공사와 지방공단으로 제한된 경륜·경정사업을 민간 업체가 위탁받아 할 수 있게 되며, 한국가스공사가 독점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충전소 운영을 일반도시가스 사업자도 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앞으로 LNG 화물차 등에 따라 LNG 충전소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공공부문의 독점으로 주택건설업체들의 분양보증기관 선택권이 원천적으로 제한을 받는데다 신용도가 높은 우량기업과 부실한 기업의 보증료율 차이가 작아 차별화가 미흡하다는 판단에서 대한주택보증㈜의 주택분양보증 업무도 건설공제조합과 보험사 등에 개방된다.


앞으로 민간 업체도 지적 측량, 산촌 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고, 하수처리시설 기술진단, 소방기기 검사, 방화관리자 안전교육 등 각종 검사.교육기관에 대한 정부 지정제는 등록제로 바뀐다.


또 철강업체나 정유회사 등 대량 화물 화주의 해운업체 지분 제한도 현행 30%에서 40%로 완화되며, 자유무역지역에 입주할 수 있는 업종이 제조업, 물류업에서 지식서비스업으로 확대된다. 집단에너지공급지역 내 열생산시설의 허가 요건도 완화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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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대여업을 할 수 있는 차고지 보유 요건(승용차 1대당 13~16㎡)도 완화되며, 군(郡)) 단위 지역엔 영업소를 설치 못 하게 한 규정은 없어진다. 동물용 의약품 도매상을 하려면 1억원 이상의 자본금이 있어야 한다는 요건 또한 없애기로 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각 부처별로 내년 말까지 10개 법, 5개 시행령, 7개 시행규칙, 3개 고시·지침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공정위는 이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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