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욱 한국지식가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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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여전에 한 세미나에 갔다가 크게 충격을 받은 동영상을 최근 다른 교육 장소에서 보게 됐다.


6명의 사람이 반은 검은색 티셔츠, 반은 흰색 티셔츠를 입고 각각 농구 볼을 패스하는 연습을 하고 있는 동영상이다. 약 1분여간 진행되는 동안 교육생(관중)은 '패스의 횟수를 세어라'는 임무를 받는다. 그런 중에 고릴라의 복장을 한 사람이 중간에 나와 상당 시간 유난스러운 행동을 하고 지나간다. 농구공 두 개를 보고 쫓다 보면 대개의 사람들은 고릴라를 보지 못하고 만다. 미국의 심리학자가 고정관념으로 한 부분에 집착해 중대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도 놓치고 마는 인간의 무능이나 타성을 꼬집어 낸다.

3년 전에 필자도 300여명의 기업 중역이나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실험을 했을 때 교육생으로 참석했는데, 불과 20여명 정도만 발견한 것과 나 자신도 보지 못함에 놀랐다. 그런데 최근에 이 동영상을 우연히 다시 접하며 '저 고릴라를 발견한 것이 잘 하는 것인가? 못본 것이 잘 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다른 특정한 경우에 집중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발견하지 못한 것이 문제가 될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작자의 의도대로 반드시 발견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이 만일 나의 주변에 있는 치명적인 위험요소라면? 집중도가 대단히 필요한 업무나 정책을 집행하고 전쟁을 치르는 경우라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던 중, 평소 관심이 있는 '조직'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우리는 조직을 왜 만들었을까? 그것은 '분업과 그것의 통합을 통해 더 멋지고 안전하며 풍요로운 삶을 살자'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 보았다. 경영학,조직학,행정학에서 말하는 조직이론이 아닌 상식의 측면에서도 말이다. 개인의 다양한 능력 중 비교우위에 있는 역량이나 능력을 중심으로 각자의 분업을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훌륭한 제도를 우리가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눈을 돌리고 나서야 '고릴라'에 대한 무거운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꼈다. 내가 보지 못한 것을 굳이 보려고 애쓰지 말고 주변의 다른 이를 통해 위험을 감지하고 나는 나대로 잘 할 수 있는 것에 매진하여 어떠한 경우에도 고릴라라는 위협을 감지하는 시스템을 가지면 된다는 것이라는 결론에 내렸다.

이것이 경영이요, 정치이며,통치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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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경상도 출신으로 비교적 자주 전라도를 간다. 가면 군대 동기, 대학 동기도 만난다. 만나서 대화를 할 때마다 두 지방의 사건이나 사물을 보고 해석하는 시각의 차이에 놀라다 못해 무서움을 느낀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적어도 두 정당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현실에서 대치하는 작금의 정치 상황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보고 애도의 뜻을 표하는 마음의 정도도 그 판단에서 벗어 나지 않으리라 본다.


그러면서 이러한 엄청난 시각의 차이를 우리의 에너지로 바꿀 방법은 없을까?. 서로 다른 시각이 보완관계를 이뤄 글로벌 경쟁과 강대국 사이의 국가 생존과 발전 전략에의 활용을 할 수는 없을까? 적어도 지난 세월의 여러 대통령에게 나름대로의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는 데 서로가 공감을 한다면 더욱 그러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사물을 보는 시각의 차이를 서로의 공백을 메꾸어 주는 너무나 소중한 것이라는 것으로 보자는 것이다.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정부가 하는 일에 힘을 실어 주고,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측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서 모자란 부분을 보완하는 '조직'의 분담, 분업의 효과를 누려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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