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정국이 일단락되면서 정치권의 관심은 9월 정기국회로 향하고 있지만, 여야 불신의 벽이 두터워 조기 정상화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나라당은 당 대표와 원내대표 회담을 제안하며 국회법에 따라 9월 1일부터 정기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민주당은 당 차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 추도 기간을 1주일 연장하며 향후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단 9월 정기국회 개원은 청와대의 개각 시기와 폭이 당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법 통과로 원외투쟁을 이어가던 민주당도 인사청문회 일정은 빠짐없이 참석한 만큼, 중폭 이상의 개각이 이뤄지면 청문회 준비와 참여로 자연스레 등원하는 시점이 결정되지 않겠느냐는 것.


한나라당은 정치개혁의 신호탄이 된 선거구제 개편과 민생에 의제를 집중시키며, 주도권을 잃지 않는다는 전략이다. 이미 당 대표와 원내대표 회담을 제안했지만, 거대 여당으로서 민주당의 등원 명분을 마련하는 포용력이 관건으로 해법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25일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회의에서 "국회가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되고 원만히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며 "이번 정기국회만이라도 정상적으로 개회하고 의사일정을 진행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안 원내대표는 "국정감사와 내년도 예산수립,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구체적인 의사일정 협의를 위해 어제 선진과 창조의 모임 문국현 원내대표를 만났다" 며 "내일은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를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SBS 라디오에 출연, "정치개혁은 행정구역과, 선거제도의 전반적인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며 "여당도 야당을 견인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쟁점화된 문제는 야당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국회의 장으로 들어와 공론화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공성진 최고위원도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 "통합과 화합 그리고 민생을 챙기라는 국민적 요구가 많아 민주당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며 "미디어법 처리는 합법적인 다수결 원칙에 따라 표결처리 된 것으로 국회의장의 사과와 재발방지 요구에 대한 접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민주당은 포스트 조문 정국의 구심력 회복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로 범 야권의 결집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전통적 지지층을 끌어모으고, 원외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세균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날 전남 신안군 하의도 김 전 대통령 생가에서 추도식을 가졌다.


우상호 대변인은 여야 대표회담 제의에 대해 "환영하지만 그 전제는 갈등의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다"면서 "미디어법 문제 등 그동안 여야간 교착상태에 있었던 수많은 현안에 대해서 납득할 만한 양보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디어법 강행 처리 등의 문제에 대한 태도 변화가 없는 대화 제안은 여야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는 주장이다.


이강래 원내대표도 원내대표 회담제의에 "지금은 만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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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내에서는 원로그룹을 중심으로 등원론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향후 진로에 적지 않은 대립을 예고하고 있다.


김성순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등원한다고 해서 투쟁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은 책임있는 정당으로서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건 없이 등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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