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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훈 "반성은 하지만 후회는 안 한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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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배우 박중훈은 한국 영화계의 살아 있는 화석 같은 상징적인 존재다. 1980년대 활동하던 청춘스타 중 굳건히 '주연'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남자 배우는 박중훈이 유일하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영화에 비중 있는 역할로 출연한 배우 역시 그가 최초다.

'해운대'는 그에게 또 하나의 최초가 되는 작품이다. 데뷔작부터 줄곧 주연배우였던 그가 '해운대'에서 처음으로 조연을 맡았다. 포스터에서도 그의 자리는 맨 뒤다. 할리우드 출연작이나 특별출연으로 잠깐 얼굴을 비친 것을 빼면 '해운대'는 그가 최초로 조연을 맡은 작품인 셈이다.
◆ '해운대'. 연기 인생의 전환점

박중훈은 '해운대'를 가리켜 "배우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표현했다. 1986년 영화 '깜보'의 주인공을 맡으며 데뷔한 이래 23년의 연기인생 중 전환점이라 할 만한 시점이 전혀 없었을 리 만무하지만 '해운대'가 전환점이 된 이유는 따로 있다.

"최근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할의 크기와 깊이가 있다고 할 때 이제 물리적으로 나이가 들기도 했으니 크기에 연연하면 안 되는 시기가 왔다고 말이죠. 깊이 있는 배역이라면 크기가 작은 조연이라도 근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중훈이 주조연급으로 영화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또한 '해운대'에서 맡은 김휘 박사 역도 세 커플, 여섯 주인공 중 한 명이라도 봐도 무방하다.

"영화 '그들도 우리처럼'이나 '깡패수업'에서 주조연급 역할을 했으니 처음이라 할 순 없죠. 그래도 막상 분량 면에서 많이 줄어들어서 서운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아주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렇게 크진 않았습니다. '해운대'를 기점으로 역할 크기 생각하지 않고 출연할 수 있게 됐어요."

박중훈은 조연의 깊은 가치를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안성기 선배를 보면서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안성기와 다시 한번 뭉친 영화 '라디오스타'로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 "23년 배우인생, 반성은 해도 후회는 없다"

23년간 배우생활을 이어오며 박중훈은 '해운대'의 쓰나미만큼 큰 파고를 겪었다. 스타덤의 정상에서 자만했던 시절도 있었고, 바닥으로 떨어져 고통받기도 했다. 1년의 인기도 이어가기 힘든 정글 같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23년간 배우로서 비바람을 이겨내며 정상에 있을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위기도 있고 슬럼프도 있었지만 덜 당황할 수 있었던 것은 그때마다 저를 믿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배우생활 하면서도 가장 어려웠던 게 내가 나를 믿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또 고민을 많이 했었죠. 결과론적으로 보면 왜 고민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겠지만 결과 이전에 고민 단계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기 때문에 경솔하지 않은 판단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박중훈은 최근 TV토크쇼 '박중훈쇼'의 조기 편성폐지로 인해 마음고생도 겪었을 법하지만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해운대' 촬영이 지난해 끝났으니 더 오래된 기억이지만 그보다 '박중훈쇼'가 더 옛날 얘기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저는 반성은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박중훈쇼'가 '해운대'보다 더 먼 과거처럼 느껴지는 건 '해운대'에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있는데 '박중훈쇼'는 단지 과거의 기록으로만 끝난 거 아니가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배우생활을 하면서도 후회스럽고 잘못한 일도 많았지만 저 자신을 잘 다스렸던 것 같습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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