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수기업열전
정혁준 지음/에쎄 펴냄/1만5000원


[아시아경제신문 박소연 기자]어떤 경제학 이론도 항국 경제신화의 동력을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거기엔 한국 특유의 경쟁 환경에 대한 독특한 고려가 필요하다. 새책 '맞수기업열전'은 한강의 기적, 중동신화, IMF위기극복, IT혁명을 지나 현재에 이르는 대한민국 경제의 비밀을 라이벌노믹스(Rivalnomics)라는 개념으로 풀어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고의 맞수기업이라 할 수 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삼성전자가 LG전자의 벤치마킹이었다는 점이다. 지금은 매출에서 삼성이 더 높지만 시작은 LG(1958년)가 삼성(1969년)보다 10년 빨랐다. 두 기업의 총수 이병철 회장과 구인회 회장은 사돈 집안이었지만 삼성의 전자산업 진출로 맞수기업 CEO로 갈라선다. 두 기업의 글로벌 전쟁이 시작된 것.


LG전자의 구인회 회장은 1958년 금성라디오 A501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았다. 하지만 금성사의 라디오는 3년간 죽을 쒔다. 도시는 물론 시골에서도 라디오의 필요성을 못 느꼈다. 주변에서 "돈만 먹는 전자산업 접어라"는 말을 수시로 들었다. 그런데 1962년 박정희 정부의 대국민홍보 정책의 일환으로 농촌에 라디오 보내기 운동이 벌어지면서 금성의 '라디오 신화'가 시작된다.

한편 반도체는 삼성전자가 만년 2위를 벗어나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게 한 '산업의 쌀'이었다. 이병철 회장은 1983년 도쿄에 머물며 반도체 신규 투자를 결심했다. 73세의 노사업가가 반도체 입국을 선언한 것은, 무모한 도전이라는 여론이 팽배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10년만에 반도체 D램 세계시장 1위의 점유율을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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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기업가정신은 이건희 회장이 불량 휴대폰 단말기 15만대를 구미공장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모두 태워버렸다는 데서도 나타난다. 삼성의 휴대폰은 그 이후 획기적으로 달라졌다. "발로 밟고 벽에 던져도 통화에 지장이 없는" 휴대폰은 이런 기업가 정신에서 나왔다고 책은 설명한다.


책은 진로-롯데주류, 현대건설-GS건설, 신세계-롯데쇼핑 등 우리 경제 최고의 맞수기업들이 경쟁우위에 서기 위해, 변화에 적응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구사했는지 눈으로 보듯 생생하게 설명한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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