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L";$title="";$txt="";$size="250,119,0";$no="2009062207491385337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본전 생각나서….'
'지금까지 한 게 아까워서….'
살다 보면 이런 일들이 적지 않다. 끝까지 노력해도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중도에 단념하지 못하는 경험을 하곤 한다.
사법고시나 공인회계사와 같이 어려운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중에는 이런 이유 때문에 다른 길을 찾지 못하는 일이 왕왕 있다.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몇 년 동안 시험에만 매달렸지만 번번이 쓴 맛을 보면서도 포기하지 못한다. 이제 와 포기하려니 아까운 생각이 발목을 잡기 때문. 그동안 시험에 쏟아 부은 시간이 몇년인데…. 몇 년 동안 책값과 학원비로 들어간 돈이 얼마인데…. 그동안 밤잠 설치고 친한 친구들까지 멀리 해가며 얼마나 애를 썼는데…. 다른 친구들이 취업해 월급 받고 대리로 승진하는 동안 이것 한 가지에만 매달렸는데….
사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음식점을 창업하거나 사업을 시작했다가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불황이 닥쳐 타격을 입을 수도 있고 해당 사업과 시장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한 채 섣불리 시작했다가 예상하지 못했던 어려움에 부딪힐 수도 있다. 갖은 노력을 다 기울여 봐도 사업이 기울기만 할 뿐 성과를 낼 여지를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럴 때 사업가들은 회생 가능성이 낮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까지 한 평생 모은 것을 여기에 다 쏟았는데…. 지금 포기하면 자그마치 손실이 얼마인데…. 포기하는 데도 시기가 있는데 지금까지 들어간 비용에 대한 생각 때문에 때를 놓치기도 하고 오히려 투자를 늘렸다가 손실만 더 키우는 일도 일어난다.
일종의 집착이다. 이렇게 합리적인 판단이 아니라 이미 투입한 비용에 대한 미련과 안타까움 때문에 불합리한 집착을 하게 될 때 이를 매몰 비용의 오류(sunk-cost fallacy)라고 한다.
매몰 비용의 오류는 생활 가까이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가령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옷이 마음에 들어 주문을 했는데 막상 배송된 물건을 확인해 보았더니 인터넷에서 봤던 것과 색상도 다르고 디자인이나 옷감도 아주 엉망이다. 반품하려고 보니 배송료가 아깝고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다. 실망스러운 옷이지만 어쩔 수 없이 이따금씩 입고 외출을 한다. 어쨌거나 값을 치르고 구입한 것인데 그냥 두자니 아까운 생각에서다.
이런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 철수와 영희는 요즘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의 콘서트에 가기로 결심했다. 철수는 가격이 10만원인 콘서트 입장권을 미리 구매했고 영희는 그냥 당일 구입하기로 하고 예매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철수는 그만 입장권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영희도 콘서트를 보려고 아껴 두었던 10만원을 어딘가에서 잃어버렸다.
두 사람 모두 콘서트를 보고 싶어 했는데 이런 경우 둘 중 누가 콘서트에 가게 될 가능성이 높을까.
철수보다 영희가 콘서트에 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 화폐 가치로 따지면 똑같이 10만원을 잃어버린 셈인데 철수는 입장권을 다시 구입하려니 10만원짜리 공연을 20만원의 비용을 들여 보는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반면 영희는 철수와 마찬가지로 10만원을 잃어버렸지만 원래 입장료보다 두 배 높은 비용을 쓰게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여기서 철수가 바로 매몰 비용의 오류에 빠진 셈이 된다. 두 사람 모두 결국 콘서트를 보기 위해 지금 10만원을 쓸 것인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인데 입장권과 현금 중 어느 것을 잃어버렸는가에 따라 결정이 크게 달라진다.
매몰 비용의 오류는 투자의 세계에서도 종종 나타난다. 소중한 종자돈을 주식에 투자했는데 주가가 계속 떨어진다. 여러 가지 상황으로 짐작하건대 주가는 앞으로도 오를 가능성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또는 펀드에 가입했는데 아무래도 상투를 잡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럴 때 장기 투자를 결심하고 주식이나 펀드를 매입한 것이 아니라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손절매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평가손실이 커지기만 하는데 아무런 계획도 없이 그리고 언제 주가가 회복될 것인지 기약도 없는 상태로 마냥 기다린다는 것은 결코 현명한 투자라고 볼 수 없다.
그런데도 투자자들 중에는 손절매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냥 두면 평가손실이 발생할지언정 손실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차라리 전자를 택하는 경우도 있다. 또 언젠가 오르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에 포기하지 못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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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투자자들이 손절매를 하지 못하는 이유 중 매몰 비용의 오류도 크게 작용한다. 이미 투자한 자금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
투자든 사업이든 이미 사용한 비용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투자 대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금부터 어떻게 할 것인지 판단을 내릴 때는 오직 미래에 얻게 될 효용만을 근거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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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 국제경제부 팀장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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