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금 무조건 내도록 하고 반납도 불가
기타 사항은 모두 금결원이 결정 권한가져
금융결제원이 지급결제시스템 가입을 놓고 증권사에 다수의 독소조항이 포함된 서약서를 내도록 강요해 빈축을 사고 있다.
서약서에는 시스템 참가 후 자격이 상실될 경우에도 가입금을 내도록 했고, 계약과 관련한 제반사항을 금융결제원이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불평등한 조건이 다수 포함된 사실이 확인됐다. 금융결제원은 지급결제시스템에 가입을 희망하는 25개 증권사로부터 이같은 내용의 서약서를 모두 제출받았다.
22일 본지가 입수한 서약서에 따르면 이 문건에는 시스템 가입금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형증권사의 경우 200억~300억원 안팎, 중소형사도 대다수가 100억원 이상의 가입금을 내야 한다. 증권업계로부터 부담이 너무 크다는 불만이 나오면서 금융결제원은 이를 5~7년 정도로 분납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서약서 6번 항목에서는 "당 사는 귀 원의 사업에 대한 특별참가 자격이 상실될 경우, 귀 원에 기 납부한 특별참가금의 반환을 요청하지 않으며, 자격상실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귀원에 미납한 특별참가금 전액을 귀원에 납부함"이라고 명시돼 있다. 미리 납부했던 가입금 반납을 요구할 수 없다는 항목도 있다.
특히 자격 상실 여부를 금융결제원이 판단할 수 있도록 했으며 기타 제반 사항에 대한 결정권 역시 금결원이 갖도록 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처음 서약서를 요구받았을 때 대표에게 보고하기가 두려웠을 정도였다"며 "마치 증권사가 하위조직처럼 느껴져 불쾌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증권사 담당자 역시 "시스템에서 탈퇴하더라도 정해진 금액을 일시납으로 무조건 내도록 한 건 어디서 나온 발상인지 모르겠다"며 "금결원이 이렇게 막강한 권한을 가진 대단한 조직인지 이전엔 몰랐다"고 말했다.
문제는 금결원이 증권사에 대해 이런 불평등한 서약서를 요구할만한 관련 규정이 없다는 점.
금결원 종합기획팀 관계자는 "종전과 달리 이번에는 분납을 하기 때문에 (규정에는 없지만) 취한 조치"라며 "총회에 안건으로 올리기 위해 일종의 약속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금융결제원은 사원 은행장 앞으로 서신을 발송, 이날 가입 허용에 대한 의견을 취합해 증권사들의 지급결제시스템 가입을 확정할 예정이다. 가입금액 등은 협의가 된 사항이어서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은행장들은 증권사의 시스템 가입을 허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인당 딱 2개만 사세요" 대란 악몽 엊그제 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