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이나포커스

5월12일은 10만명에 가까운 목숨을 앗아간 쓰촨성(四川省) 대지진 참사 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지난 4일 청명절에도 쓰촨 추모 열기가 대단했는데요.

지난 20일 새벽에는 지진으로 사랑하는 8살짜리 아들을 잃은 30대 초반의 한 젊은이가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목을 매 숨지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했습니다. 자살한 이는 베이촨(北川)현 당위원회 선전부 부부장인 펑샹(憑翔)이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아들 펑한뭐(馮瀚墨)는 대지진으로 학교 건물이 무너지면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시신도 발견되지 않아 펑 부부장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습니다.

펑 부부장의 사망소식을 접한 뒤 펑 그의 블로그(http://user.qzone.qq.com/719161691)에 들어가보니 아들에 대한 추모의 글과 사진이 가득하더군요.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애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블로그 초기화면에는 아들의 사진과 더불어 '1살때 걸음을 걷고, 3살때 연필을 들고, 5살때 아빠가 나가면 항상 전화로 몸조심하라고 걱정해준 아들'이라고 써있네요.

그는 '세상에서는 너는 먼지처럼 작은 존재지만 나에게는 네가 모든 세상이다'라는 글귀도 남겼습니다. 그는 또 죽은 아들을 추모하며 둘째를 낳게 되면 이름은 펑샹뮈(馮想墨)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샹'은 생각하다는 뜻으로 잃은 첫째 아들에 대한 생각을 말하겠지요.



그리고 자살 직전 올린 글도 눈에 띄었습니다. 네티즌들의 추모 댓글만 2만건(21일 오후 2시30분 현재)에 달하는데 앞으로도 더 늘어나겠지요. 네티즌들은 "하늘나라에는 지진이 없으니 잘가세요." "하늘나라에서 아들과 꼭 재회하시기 빕니다." "잘가세요 친구, 하늘나라에서 행복하세요." 등의 내용으로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그가 마지막에 올린 '수많은 만약'이라는 글을 소개하고 끝을 맺을까 합니다.

"형님, 만약 제가 죽으면 부모님을 잘 모시세요. 난 이 세상에 고난을 겪으려고 태어난 사람 같아요.
부인은 만약 내가 죽더라도 슬퍼하지 마시오. 30년간 가장 친한 친구여. 우울이 나와 슬픔을 함께 데려갔소.
아버지, 만약 제가 죽더라도 울지마세요. 전 살기가 너무 힘들어요. 인생은 왜 고난의 연속인가요. 전 슬픔에 쌓여있답니다.
어머니, 만약 제가 죽더라도 슬퍼하지 마세요. 짧은 30년 동안 저는 어머니가 주신 사랑을 체험했어요. 저에 대한 보살핌에 감사해요. 하지만 저는 살아있기가 너무 고통스러워요. 절 쉬게 해주세요. 정말로 전 쉬고 싶어요.
아들아, 내가 죽는다는 것은 제일 행복한 일이다. 아빠는 엄마더러 아빠의 재를 취산(曲山) 초등학교 나무 밑에 뿌려달라고 할 것이다. 아빠는 영원히 너와 함께 있다. 너를 버리지도, 떠나보내지도 않을 것이다. 아들아, 네가 떠나니 아빠는 미래도, 희망도 사라졌다. 너를 다시 만난다는 것이 아빠의 가장 큰 기쁨이다. 우리는 영원히 함께 할 것이다. 너에 대한 사랑은 깊고도 깊다.
사랑하는 친구여, 만약 내가 죽더라도 우울해하지 말라. 내가 떠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기쁘고 편안하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만약 제가 죽는다면 친애하는 네티즌 여러분들에게 아무쪼록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만약 제가 하늘나라에 간다면 고통없는 다음 세상에서 같이 만났으면 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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