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사 로비 의혹' 사건의 단서가 된 신성해운 비자금 자료를 폭로하겠다며 회사 간부를 협박해 돈을 받아낸 전 직원에게 법원이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김수천 부장판사)는 신성해운이 전 직원 김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김씨는 신성해운에 1억24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김씨는 회사 간부인 또다른 김모 상무에게 노트북을 빌려줬다 돌려받은 뒤 이 노트북에서 김 상무가 1998~2001년까지 조성한 회사 비자금 관련 자료를 발견했다.
김씨는 2001년 5월 퇴직 직후 김 상무를 만나 "(자료를)국세청과 검찰에 넘기겠다"며 돈을 요구했고 김 상무는 두 차례에 걸쳐 2억3000만원을 건네줬다.
이후 김씨는 김 상무의 고소에 따라 '공갈'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으며 지난 2008년 8월 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손해배상 명목으로 1억8700만원을 공탁했는데, 신성해운은 이 돈을 '손해배상금 중 일부'로 보고 수령한 뒤 김씨에 대한 판결이 확정되자 피해액 전부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김씨가 "신성해운의 손해배상청구권은 그 시효가 소멸됐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피고가 (신성해운의 청구권)소멸시효 완성 뒤인 2008년 8월에 손해배상 명목으로 원금 일부를 공탁했다"며 "이는 신성해운의 채권 전체를 승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가 낸 공탁금이 채무를 모두 변제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20%의 비율로 계산된 지연손해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배상액 산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노트북에 저장된 자료는 김씨 지인과 신성해운 공동 창업자 서모씨 등을 거쳐 국세청에 넘겨졌으며 세무조사 과정에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그의 옛 사위 이모씨가 개입된 '해운사 로비 의혹'이 불거졌다.
이씨는 신성해운 이사로 재직하던 지난 2004~2005년 사이 김 상무에게서 세무조사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31억여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5억5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이와 관련, 정 전 비서관은 2004년 이씨로부터 1억원을 받고 청와대를 찾아가 신성해운 세무조사 무마를 부탁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기소된 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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