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의 단초를 제공한 미국 주택시장이 연이어 회복 신호를 보내고 있다. 주택 착공과 판매가 예상밖으로 증가한 동시에 모기지 신청도 30% 급증했다. 금융권 부실과 깊게 얽힌 부동산 시장을 필두로 경기의 바닥 탈출이 본격화 될 것인지 주목된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2월 신규 주택판매가 연율 기준 33만7000건을 기록, 전월 대비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 가까이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을 보기좋게 뒤집은 것. 신규 주택판매가 증가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만이다. 앞서 2월 기존주택 판매와 주택 착공 건수가 각각 5.1%, 22% 급증하는 등 미국 부동산 시장에 봄기운이 돌고 있다.

저금리와 주택가격 하락에 따라 모기지 신청건수도 급증했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지난주 모기지 신청 건수는 32.2% 늘어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장기 국채 매입 계획을 발표한 데 따라 모기지 금리가 하락하자 모기지 신청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는 4.63%로 전주 대비 0.26%포인트 하락했다. 1년 전 6%에 육박했던 금리 수준을 감안하면 이자 부담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부동산 지표가 호전되고 있지만 V자 회복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모기지 마스터의 레이프 톰슨 대표는 "연초 이후 모기지 대출 실적이 10억 달러를 넘어섰다"며 "부동산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강한 회복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가격 하락과 막대한 재고 물량이다. 2월 주택 재고는 33만채로 2.9% 감소했지만 12.2개월치의 재고 물량이 쌓인 상황이다. 지난해 2월 9.2개월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발표된 기존 주택 재고는 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션 레지덴셜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무디는 "지난달 주택 판매 실적이 늘어났지만 재고 문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며 "주택 재고 물량을 위기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평균 판매가격 역시 하락 추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달 신규 주택의 평균 판매 가격은 20만900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1% 급락했다. 이는 2003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시장 관계자는 실물경기 악화로 인해 주택 압류 물량이 쏟아질 수 있어 재고 증가와 가격 하락 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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