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 장기 채권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순유입을 기록한 해외 자금이 1월 순유출로 반전, 미국 자본 유출입에 '빨간불'이 켜졌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가 발표하는 해외자본 유출입동향 보고서(TIC)에 따르면 1월 해외 투자자는 미국 장기 증권 및 장단기 국채를 430억 달러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347억 달러 순매수를 기록한 데 반해 한 달 사이 투자가들의 미국 국채 선호도가 급격하게 냉각됐다.

단기 채권과 은행권 달러 환전 등 비시장증권을 포함하면 1월 자금 순유출 규모는 1489억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862억 달러 순유입에서 '팔자'로 전환한 것이다.

1월 자금 유출은 해외 정부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부문의 투자가는 같은 기간 14억 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하지만 순유입 규모는 지난해 12월 39억 달러에서 절반 이상 감소했다.

TIC 지표는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의 증권을 매매한 국제 자본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이를 통해 고질적인 쌍둥이 적자 문제를 안고 있는 미국이 이를 재정 측면에서 상쇄하고 있는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이 금융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재원을 채권 발행으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해외 투자자들의 채권 매매 동향은 시장 관계자들의 관심사다.

미국이 금융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대규모 채권을 발행하자 일부 투자자는 유동성 공급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고, 이에 따라 미국 국채 투자의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지난 13일 미국 무역적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국채 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발언해 미국 당국자들을 긴장하게 했다.

투자가들은 주식시장이 반등할 경우 수익률이 낮은 국채를 팔고 주식을 매입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채권 가격을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카보트 머니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빌 라킨은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현재 3% 대에서 4% 선으로 상승할 경우 가격은 10%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뱅크 오브 뉴욕 맬런의 수석 외환전략가인 마이클 울포크는 "1월 대규모 자금 순유출은 상당히 우려스러운 일이며, 최근 미국 자산 매수를 주도했던 안전자산 선호 추세가 반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는 "뿐만 아니라 자금 유출입 동향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문제와 맞물려 있어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페니메이와 프래디맥 등 정부기관채권 역시 보유 규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TIC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투자가는 1월 정부기관채권을 224억 달러 매도했다. 하지만 매도 규모는 지난 12월 375억 달러에 비해 감소했다.

채권 분석회사인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은 "해외 민간 투자자들은 정부기관채권을 매도했지만 중앙은행은 여전히 보유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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